푸틴, 내주 초 방북설… 北 김일성광장엔 대형 구조물, 공항·숙소 쓸고 닦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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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성대한 준비 정황…우방국 과시
푸틴, 김정은에 선물 줄지도 관심
北 체제 보장·핵 묵인 선언 가능성
사진=TASS연합뉴스

북한이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을 성대하게 준비하는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이례적으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의 행사까지 준비하며 푸틴 대통령 맞이에 분주한 모습이다. 푸틴 대통령이 다음 주 초에 방북할 가능성이 있다는 일본 매체 보도도 나왔다.

미국의소리(VOA) 등은 12일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랩스’가 평양 김일성광장을 촬영한 사진에서 대형구조물이 설치된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해당 사진에는 광장에 있는 연단 바로 옆에 기존에 없던 구조물이 담겼다. 광장 북쪽의 내각종합청사 건물과 남쪽의 대외경제성 건물 옆에도 구조물이 생겼다. 구조물 용도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푸틴 대통령의 방북 행사를 열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통상 기념일을 맞아 진행하는 열병식 때 김일성광장에 구조물을 설치하고 행사를 진행한다. 그만큼 푸틴 대통령의 방북에 맞춰 김일성광장에서 대대적인 행사 준비를 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통화에서 “열병식이 아닌데도 김일성광장에서 행사를 준비한다는 것은 웬만한 국빈이 아니면 북한이 하지 않는 일”이라며 “예를 들면 소비에트연방의 이오시프 스탈린이나 루마니아의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등 우방국의 최고지도자가 왔을 때나 김일성광장에서 행사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2019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문 때도 김일성광장에서 행사는 없었다.

공항과 외빈 숙소 정비에도 나섰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NK뉴스에 따르면 지난 6일까지 평양국제비행장 터미널 건물 주변 계류장에 세워져 있던 고려항공 항공기들이 11일에는 옮겨진 모습이 포착됐다. 시 주석 방북 때 숙소로 쓰였던 금수산영빈관 인근의 나무들이 잘려진 모습도 보였다.

북·중 사이가 최근 소원해진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5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 시 주석과 산책한 것을 기념한 ‘발자국 동판’이 최근 제거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박사는 “지금 북한은 중국과 멀어지고 있다”며 “중국이 안 도와줘도 러시아와 가까워지면 괜찮다는 것을 보여주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반미·반서방을 내세우는 러시아로서도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중요하기에 푸틴 대통령이 이번 방북에서 김 위원장을 위한 선물을 줄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승수 통일연구원연구위원은 “푸틴 대통령의 방북은 러시아의 세계 전략이 반미·반서방으로 바뀌었다는 걸 보여준다”며 “북한 노동자 수용, 북한의 체제 보장이나 핵 개발을 묵인하는 문구 등이 담긴 선언을 발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 NHK방송은 러시아 고위관리를 포함한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다음 주 초에 방북하는 방향으로 조율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 일정은 조만간 공식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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