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생명을 볼모로… 의협 18일 전면 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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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투표 73.5% “단체행동 참여”
의대증원 철회·책임자 경질 요구
총리 “마지막까지 의료계 설득”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투쟁선포문을 읽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대의대 교수들에 이어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오는 18일 전면 휴진을 예고했다. 전공의들의 병원 복귀를 설득해야 할 교수와 개원의들까지 환자를 볼모로 집단행동을 벌인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는 연일 복귀 전공의에겐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며 유화책을 내놓고 있지만 의료계 일각에선 일방적 요구를 관철하기 위한 목소리만 높이는 모습이다.

의협은 9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전국의사대표자회의를 열고 18일 전면 휴진과 함께 총궐기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의협은 지난 4~7일 회원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한 결과 투표에 참여한 7만800명 중 73.5%(5만2015명)가 ‘휴진을 포함하는 단체행동에 참여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의협이 의대 증원 사태 이후 집단행동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의협은 집단 휴진의 책임이 정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14만 의사들이 정부와 여당에 회초리를 들고 국민과 함께 잘못된 의료 정책을 바로잡을 결정적인 전기를 마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의협은 집단 행동의 목표가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 개혁 ‘전면 백지화’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25학년도 증원 절차 중단, 책임자 경질을 요구했다. 법원 결정 이후 내년 대입 전형 시행계획이 확정된 상황에서 이를 전면 되돌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의협의 휴진 참여율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다만 서울대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오는 17일 휴진을 예고한 데다 전국 20개 의대로 구성된 전국의과대학교수 비대위(전의비)도 휴진 여부를 놓고 내부 논의를 시작하면서 환자 피해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가 집단행동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서울대 교수회는 이날 “환자에게 큰 피해를 주는 집단 휴진은 의료인으로서 지켜온 원칙과 노력을 수포로 돌릴 수 있어 자제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도 입장문을 내고 “국민 건강은 내팽개치고 집단이익만 추구하는 극단적 이기주의 행태”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의협 휴진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집단행동 강행 시 의료계와 환자가 쌓은 사회적 신뢰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브리핑을 열고 “서울대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가 무기한 전체 휴진을 결의한 데 이어 의사협회가 총파업 선언을 예고하고 있다”며 “이러한 행동은 비상진료체계에 큰 부담일 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 깊은 상흔을 남길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총파업과 전체 휴진이 현실화하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의료계를 설득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의협이 의대 증원 문제를 다시 꺼내들고 있는데, 그런 요구로 파업하는 건 국민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협은 그동안 숱하게 ‘정부는 의사를 이길 수 없다’고 했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의사집단도 국민을 이길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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