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밧데리 아저씨 회사 ‘금양’ 공시위반 들여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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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4.23. 오후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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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가 2차전지 관련주로 거론되는 코스피 기업 ‘금양’에 대한 공정공시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유튜브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한 기업 투자 정보가 공시위반 규정에 어긋난 것인지 살펴본다는 것이다. 최근 에코프로 포스코홀딩스 자이글 등 2차전지 관련 종목 주가의 비정상적 급등 현상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거래소는 ‘밧데리 아저씨’라는 별명을 얻으며 두터운 팬덤을 확보한 박순혁 금양 홍보이사가 유튜브를 통해 경영 계획을 밝힌 것이 공시 규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금양은 발포제 생산과 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화학기업으로 2차전지를 신사업으로 추진하면서 올 들어 주가가 178.89% 올랐다.

거래소 한 관계자는 “일반적인 주식 전문가가 회사에 관한 얘기를 할 수는 있지만 회사 임원이 공시에 해당하는 사항들을 특정 방송 시청자를 대상으로 말하는 것은 제도 위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밧데리 아저씨'라는 별명의 박순혁 금양 홍보이사. 지와인 제공

박 이사는 이달 초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금양의 1700억원어치 자사주 매각 계획을 밝히면서 장내 매도와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교환사채(EB)발행 등을 매각 방법으로 언급했다. 그는 장내 매도 목적을 언급하면서 “주가를 떨어뜨리려는 것”이라며 “‘밧데리 아저씨 믿고 끝까지 가네’ 이런 소리 하지 말고, 빨리 좀 팔라”라고 말했다.

또 장내 매도 시점에 대해서도 “5월 14일이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며 “패시브 수급으로 주가가 과도하게 오를 수 있다. 그때 가진 1700억(원어치 자사주를)을 다 때린다(매도한다)”고라도 덧붙였다. 이어 해외 기관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계획 중이라고도 말했다.

거래소가 조사에 착수했지만 아직 제재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거래소는 우선 박 이사의 유튜브 발언의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거래소 관계자는 “회사에 입장을 받은 뒤 공시 위반인지, 불성실공시법인에 해당하는지 확인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거래소는 최근 자이글 등 2차전지 관련 일부 종목을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했지만 2차전지주 이상 과열 현상은 꺼지지 않고 있다. 한 상장사 IR(기업설명) 담당 임원은 박 이사 발언에 대해 “자사주 처분과 증자는 이사회 결의사항이고 공시사항”이라며 “거래소에서 조회공시를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회공시는 기업 관련 소문이 있거나 주가 급변 때 투자자 보호를 위해 거래소가 확인을 요청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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