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MS 정명석 17년형 확정…피해자 메이플 "정의가 진짜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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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5.01.09. 오후 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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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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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피해자가 나오지 않을 것, 다행"
수사 지연과 재판 지연도 문제로 지적돼
김 교수 "증거 1개 줄어 형량 감형" 문제
조 PD "사건에 관심 가지고 도움 주시라"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9일 서울 강남대로 한 센터에서 열린 JMS 대법원 선고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피해자 메이플 씨가 발언하고 있다. 2025.01.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우지은 기자 = 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 총재 정명석씨가 여신도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17년형을 확정받은 9일, 피해자 메이플(30)이 "정의가 진짜 있구나"라고 실감했다고 밝혔다.

메이플은 이날 오후 1시30분께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까지 싸운 것은 오직 더 이상 피해자가 없도록 정명석을 막고 싶은 마음이었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회견에는 JMS 피해자들을 지원해 온 김도형 단국대 수학과 교수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를 연출한 조성현 PD가 함께했다. 메이플은 "교수님이 아니었으면 아예 시작 못 했을 거고 '나는 신이다' 다큐가 없었으면 이렇게 관심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며 "모든 과정에 함께해 주신 분들과 가족들, 시민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선고를 어떤 마음으로 기다렸는지 묻자, 메이플은 "마음은 복잡한데 그래도 긴 싸움 끝에 답이 나왔고 정의가 진짜 있구나 알게 됐다"며 "물론 17년은 솔직히 제가 받은 상처와 힘들었던 모든 게 보상될 수 있는 게 아니지만 앞으로는 진짜 피해자가 나오지 않는 것을 보장할 수 있으니까 그거만큼은 좋았다"고 답했다.

앞날에 대한 희망도 내비쳤다. 메이플은 "홍콩에서 그동안 정신적으로 힘들었고 진료 때문에 앞날이 막막했다. 직장을 못 찾았다"면서도 "이제 모든 게 끝났으니까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차후 활동 계획에 대해서는 "3년 전부터 있었던 일들, 제 마음, 생각들을 다 적기 시작했다. 하나씩 정리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는 아직 정확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지만 나중에 밝힐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메이플은 다른 피해자들에게 용기를 주기도 했다. 그는 "저도 끝냈으니 다른 피해자들도 끝낼 수 있다"며 "힘내라고, 제 사건이 끝났지만 계속 함께할 거니까 끝까지 이길 것이라고 하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9일 서울 강남대로 한 센터에서 열린 JMS 대법원 선고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피해자 메이플 씨가 발언하고 있다. 2025.01.09. [email protected]
지금까지 정씨를 고소·고발한 피해자는 22명이다. 김 교수에 따르면 이중 미성년자 1명은 (정씨 측이) 그 부모를 협박해서 고소를 취하하게 했고, 1명은 출산이 임박해 조만간 포기할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로는 수사 지연을 들었다. 김 교수는 "2022년 3월16일 정명석 생일에 맞춰서 고소장을 접수 후 피해자 조사가 시작됐는데 7월이 되도록 정명석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전자발찌를 찬 성범죄자가 재범했는데 7월까지 피해자인 메이플만 수십 번 불러 조사했다"고 지적했다.

구속영장이 늦게 신청된 점과 두 차례 반려된 점도 짚었다. 김 교수는 "고소장이 접수되고 6개월이 훌쩍 지나서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는데 검찰이 반려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첫 피해를 당한 일시에 느낌이 어땠는지, 탈퇴하지 않은 이유 다시 조사해라, 두 번째, 세 번째 그렇게 17번째까지 묻는다"며 "다시 조사해서 경찰이 구속영장을 재신청했더니 또다시 반려했다"고 말했다.

변호사와 검찰의 이해관계가 얽혔기 때문이라고 김 교수는 밝혔다. 그는 "정명석의 변호인이 대한민국에서 제일 큰 로펌인 법무법인 광장이었다. 그 변호인들의 면을 세워주기 위해서 검찰이 저렇게 하는 거 아닌가 생각이 들었고 메이플은 고소를 포기할 생각까지 했다"고 했다.

재판 지연도 문제로 제기됐다. 김 교수는 "지난해 7월 하순 재판에 증인이 대기하고 있었는데 재판부는 오후 5시가 넘었다고 재판을 중단시켰다"며 "검찰은 구속 만기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 오늘 증인신문을 마칠 수 있게 요청했음에도 재판부는 무시했다"고 밝혔다.

2차 가해는 메이플이 고소하기 전부터 계속돼 왔다고도 했다. 특히 메이플이 성폭행 현장에서 녹음한 파일이 유출되면서 2차 가해, 그리고 감형으로 이어졌다.

김 교수는 "1심 재판부는 정명석 변호인의 녹음파일 등사를 불허했는데 대전고등법원 형사3부가 등사를 허가했다"며 메이플이 재판부에 직접 전화해 호소했지만 재판부가 무시하고 법무법인 세 군데에 등사해 줬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9일 서울 강남대로 한 센터에서 열린 JMS 대법원 선고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김도형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2025.01.09. [email protected]
등사 이후 신도들이 녹음파일이 조작됐다고 말하기 시작했다는 게 김 교수의 말이다. 그는 "1심 판결문을 보면 국과수에서 '녹음파일의 편집·조작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다'는 감정 결과가 나왔다"며 "그런데 정명석 측이 사적 감정을 맡겼고 그 결과 56군데에서 편집·조작 흔적이 보인다고 주장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성폭행범이 20명을 성폭행했는데 증거가 30개일 때와 29개일 때 형량이 바뀐다는 게 말이 되냐. 범죄 행위에 대해서 판결해야지 증거의 개수에 따라서 형량이 다른가" 되물었다.

또 지속적인 관심을 호소했다. 조 PD는 "왜 외국인 여성이 이 일을 맡아서 싸워야만 했을까, 한국인 여성들은 왜 이 사건을 피해야만 했을까, 결국에는 우리 사회가 성적으로, 사이비 종교로부터 해 입은 사람들을 얼마나 무능하고 이상한 사람들로 낙인을 찍었으면 그랬을까"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메이플이 혼자 짊어지고 지금까지 왔는데 지금부터라도 이 사회가 메이플 같은 피해자들이 더 나오지 않게 하도록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며 "반복되지 않도록 같이 관심 가져달라"고 강조했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이날 오전 준강간·준유사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정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정씨는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충남 금산군에 위치한 수련원 등에서 23차례에 걸쳐 홍콩·호주 국적 여신도, 한국인 여신도들을 성폭행하거나 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정씨는 2018년 8월부터 2022년 1월 사이 여신도 2명에게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또한 지난해 12월 여신도 8명에게 성폭력 범행을 저지른 혐의로 추가 기소됐는데, 해당 재판에 병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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