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124명 사망…신원확인 중
29일 오후 4시께 전남 무안국제공항 1층 대합실에서 최옥순(64)씨가 말했다. 최씨는 딸의 어깨에 기대 "한 명도 아니고 3명이나"라며 울먹였다.
최씨는 "사고가 난 비행기에 아들과 며느리, 아기가 탔다. 아이는 9살이고 며느리는 거기(제주항공) 직원인데 모처럼 쉬는 날이라 같이 여행을 간 것"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경주에 여행을 갔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가족으로부터 사고를 전해 듣고 급하게 무안공항으로 향했다.
그는 "어젯밤 11시쯤 아들이 '우리도 출발한다'며 '엄마도 잘 놀고 와'라고 연락한 게 마지막"이라며 "며느리든 아들이든 아기든 한 명이라도 살아있었으면 좋겠다"고 눈물을 흘렸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81명을 태운 여객기가 추락하는 참사가 일어난 가운데, 임시안치소가 설치된 공항 내부는 유족들로 가득했다.
4번 게이트 앞에서 마이크를 잡은 한 유족 A씨는 다른 유가족을 향해 "가장 중요한 건 컨트롤타워 문제라 (정부에) 요청하려 한다"며 "실시간 브리핑과 빠른 신원 파악을 요구하려 한다. 장례 절차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현재 유가족 대표자는 선정되지 않았으나, 부득이하게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임시 대표로 나섰다고 덧붙였다.
한 유가족은 "저희도 탑승자 명단 자료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다른 유가족이 "무안공항 관계자가 있으면 나와 달라. 이 넓은 곳에 공항 관계자도 없냐"고 했으나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이들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모여 앉아 종이에 탑승자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어 공유했다.
이날 오전 9시7분께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착륙 사고로 현재까지 탑승객 181명 중 124명이 사망했다. 소방당국은 실종자 55명에 대한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