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들 '자동안정장치' 비판…"어떻게 포장해도 '연금 삭감'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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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8.29. 오후 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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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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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연금개혁 방향 발표에 잇따라 입장
참여연대 "보험료·국고지원 상당 수준에서 가능"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급격한 고강도 개혁 초래"
'세대별 차등보험료 인상'은 긍·부정 입장 엇갈려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발표한 연금개혁 방향 중 자동안정화장치 도입에 대해 시민단체들이 일제히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29일 윤 대통령의 브리핑 이후 성명을 내고 "자동안정화장치는 어떻게 포장해도 결국 연금 삭감의 수단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자동안정화장치는 인구구조나 경제상황 등에 따라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제도다. 스웨덴, 일본, 독일 등에 도입돼 있다.

참여연대는 "자동안정화장치는 보험료가 상당 정도로 높은 수준이거나 공적연금에 대한 국고지원이 상당 정도 규모에 도달한 경우에 도입한다"며 "우리나라는 해당사항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를 도입한 나라의 공적연금 소득대체율은 도입하지 않는 나라보다 낮고 노인빈곤율은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며 "국민연금공단이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에게 제출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자동안정화장치' 도입 시 생애총급여액이 약 17% 삭감되는 것으로 추계됐다"고 했다.

복지시민단체 '내가만드는복지국가'도 현 시점에서 자동안정화장치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이날 논평을 통해 자동안정화 장치에 대해 "일정하게 재정적 지속가능성을 달성한 연금제도에서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있다. 서구에서 미래 연금재정 안정화를 구축한 공적연금에서 이 장치가 운영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국민연금처럼, 현재 미래 재정불균형이 심한 제도에 자동안정화 장치를 탑재하면 기계적으로 '고강도' 개혁이 도출돼 높은 보험료율 인상 혹은 급격한 급여 하락이 초래될 수 있다"고 했다.

'세대별 차등보험료 인상'에 대해선 두 단체의 입장이 엇갈렸다.

참여연대는 "국민연금제도의 근간은 '세대 간 연대'와 '세대 내 소득재분배'이다. 세대별 차등보험료 인상은 이러한 연대를 훼손하고, 제도를 둘러싼 과장된 논란을 통해 형성된 세대 간 갈등을 부추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더욱이 덜 내는 청년이라 할지라도 결코 같은 조건에 놓여 있지 않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리 사회의 불평등은 한 세대 내에서도 고용형태와 고용조건, 임금노동자와 자영업자 간 큰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반면 '내가만드는복지국가'는 "가입기간이 짧게 남은 중장년의 보험료율 인상과 오랜 기간 보험료 인상 부담을 안아야 하는 청년의 보험료율 인상 속도를 달리하는 '차등보험료안'은 연령대별 형평성을 개선하는 취지를 지닐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며 사회적 토론을 통한 합의를 강조했다.

한편 이 단체는 국민연금 외 노후소득보장을 위한 기초연금, 퇴직연금 개혁에 대해선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단체는 "지금까지 연금개혁 보장선 논의가 지나치게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에 구속되어왔다는 점에서 향후 보장성의 시야를 확장하자는 취지가 담겨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날 윤 대통령이 언급한 개인연금 개혁에 대해선 "민간시장에서 운영되는 개인연금을 강조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연금개혁 보장성 논의는 국민연금, 기초연금, 퇴직연금 등 의무연금 삼총사로 기본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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