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8시부터 재협상…조정안 도출 포기 가능성도
전국보건의료노조 조선대병원지부는 28일 오후 광주 동구 조선대병원 본관 로비에서 총파업 전야제를 열었다.
전야제는 개회선언과 민중의례, 격려사, 교섭경과보고, 삭발식, 파업지침 발표 순으로 진행됐다. 전야제에는 지부 소속 노조원 1600여 명 중 500여 명(노조 추산)이 모였다.
참가 노조원들은 '기약없는 고통분담' '대가없는 희생강요' 등 문구가 담긴 손팻말을 들고 사측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노조는 병원 측에 임금 인상, 간호사 불법 의료 근절, 야간 근무 개선, 자녀돌봄 휴가 확대 등을 촉구하고 있다.
노조는 임금 2.5% 인상과 지난 3월부터 이달까지의 인상분에 대한 소급을 병원 측에 제안했다. 반면 병원 측은 1.6% 인상과 소급분 미적용을 고수하고 있다.
오후까지 이어진 2대 2 교섭 결과 별다른 진전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야제에 참석한 노조 간부들은 격려사를 통해 노조원 규합에 나섰다.
양봉순 조선대 직원노조위원장은 "코로나19 극한 상황에서 정부는 간호법 거부권 행사와 일방적 의대 정원 밀어붙이기로 6개월 이상 의료 공백을 자처해 의료진들의 희생을 강요했다"며 "의료시스템 붕괴 상황 속에서도 조합원들은 병원을 살려야 한다는 일념으로 몸이 부서지도록 일했다"고 밝혔다.
이어 "병원 측은 노조와 협상을 앞두고 과거 교섭 과정의 문제점 등을 분석해 대안을 만들어 대응했어야했다"며 "병원 측은 기본적인 분석도 없이 매년 같은 행태를 반복, 노무관계에서 한발짝도 진전된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병원 측은 무능한 노무팀을 해체해 진정한 대화와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영양팀에 근무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직원은 고충을 토로하면서 병원 측의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영양사 김모씨는 "새벽 4시 40분 병원에 도착해 연장을 포함하면 하루 조리부터 해식 과정, 설거지까지 세 번 넘게 반복해야 일과가 끝난다. 채용 공고를 내도 사람을 구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며 "어깨통증, 손가락과 손목수술 등 영양팀 내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15명 기준 업무를 12명이 본지 오래고 허다하다. 정상화가 요원하다"고 꼬집었다.
정새롬 조선대병원 노조지부장은 삭발을 통해 노조원들의 규합과 입장 관철에 나섰다.
정 지부장은 "조정 전까지 의견 차이를 좁혀보려 했지만 사측의 1.6%안과 소급분 미적용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 삭발에 나선다"며 "조합원들을 지키고 노조를 지켜내는 의지를 보이고자 한다. 함께 의지해서 투쟁해달라"고 호소했다.
노사는 이날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다시 협상에 나서지만 상황에 따라선 조정안 도출을 포기(중지)할 수도 있다.
만약 조정안이 성립되더라도 수용 여부를 노조 내부에서 논의해 다시 정해야 한다.
교섭이 결렬돼 조정안에 합의하지 않거나 어느 한쪽이라도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조선대병원 노조는 오는 29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앞서 조합원 74.7%가 파업에 찬성한다고 투표한 만큼 쟁의가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