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승진이 어렵고 임금도 적은 계약직은 싫다며 이별을 통보했던 전 남자 친구가 정규직으로 전환되자 다시 연락을 해와 고민이라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계약직이라고 차였는데 정규직 되니 연락 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30대 여성이라고 밝힌 작성자 A씨는 "지역 은행에 대학 졸업 후 일찍 취업해 9년간 무기계약직으로 근무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대기업·공기업도 아닌 평범한 회사원인 전 남자친구와는 재작년에 1년 동안 만났다. 저희 부모님은 공무원 퇴직 후 건물 세도 받고 다른 일도 하고 있어 수입이 조금 더 있고, 전 남자친구의 부모님은 기초연금 받으시고 형편이 어려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이런 걸 다 떠나 제가 많이 좋아했던 사람이었다. 저희 부모님도 먼저 소개시켜드리고, 결혼도 하고 싶었다"며 "당연히 남자 친구도 그럴 줄 알았는데, 갑자기 우리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자고 하더라"고 전했다.
A씨의 전 남자친구가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자고 한 건 A씨가 계약직인 것이 사귀는 내내 맘에 걸려서라고 한다.
육아휴직이나 휴가 제도는 같으나 승진도 어렵고 임금도 크게 오르지 않으니 (A씨와) 결혼까지는 힘들겠다고 판단한 것.
A씨는 "저는 제 나름 그래도 무기 계약직이고 본인이 제 발로 나가지 않는 이상 끝까지 해고될 일도 없고, 오랜 기간 책임감을 가지고 일했으며 악착같이 돈도 모았다. 그런데 이 일로 저희 부모님도 상처를 많이 입으셨고, 저도 충격을 받아 미련 없이 헤어졌다. 마음고생이 심해 살도 많이 빠지고 멘탈 잡는 데 한참 걸렸다"고 했다.
그런데 A씨는 근무한 지 10년 만에 운 좋게도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회사에서 내부 직원 중 근무 평가가 우수한 직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해줬기 때문이다. 또 정규직 전환 이후 헤어진 전 남자 친구에게 다시 연락이 왔다고 한다.
A씨는 "어디서 들은 건지 모르겠는데 '정규직 된 거 축하한다, 잘 지내냐'고 했다. 연락을 더 이어가고 싶지 않다고 끊었는데도 매일 연락해 '오늘은 출근 잘했냐, 비가 많이 온다, 감기 조심해라'같은 말들을 한다. 그와 만나는 동안 바랐던 이런 사소한 배려를 차갑게 저를 외면하던 그 때와 달리 이제와 다정하게 군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부모님은 '그 남자 얘기도 하지 마라. 조건 따지면서 버리더니 이제 와서 간 보는 것이다'라고 하시는데 부모님 말씀이 맞겠죠?"라고 물었다.
끝으로 A씨는 "그 땐 정말 많이 힘들었는데 제 처지가 달라지니 연락이 온다는 게 다시 만날 마음은 없지만 괜히 비참하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너네 집 너무 가난해서 싫다고 거절하길" "그 때 헤어진 게 천운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