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부용 시신' 제도 손질 나선 복지부…관건은 '기증자 측 의사'

입력
수정2024.07.24. 오전 7:01
기사원문
정유선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유료 해부학 강의' 공분 일었지만 위법성 無
영리적 이용 제한한 법안들 국회서 발의돼
정부도 대안 마련…'수급 부족' 대비 움직임도
[서울=뉴시스] 지난 6월 대형제약업체의 협력사 A사가 상급종합병원 한 곳에서 헬스 트레이너, 필라테스 강사 등 비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카데바(실습용 시신) 해부 강의를 지난 1년간 유료로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사진= A사 홈페이지) 2024.06.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해부 실습을 위해 기증된 시신(카데바)이 비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강의에 사용돼 논란이 된 가운데 정부와 국회가 개선안 마련에 나섰다.

크게 영리적 목적 사용 제한과 의대 증원에 따른 수급 조정이라는 두 가지 축으로 법 개정이 이뤄질 전망인데, 기증자 측 의사를 어떻게 명확히 반영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복지부는 영리 목적 활용 금지 명확화, 해부 관련 심의 의무화 및 참관 가능 범위와 관련된 내용이 포함된 카데바 관련 제도 개선안을 마련 중이다.

앞서 한 민간업체가 지난해부터 헬스 트레이너와 필라테스 강사 등을 대상으로 가톨릭대 의대에서 유료 해부학 강의를 진행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의학 교육과 연구 발전에 쓰일 것이란 기대에 기증되는 시신이 돈벌이 목적으로 사용됐다는 비판이었다.

논란이 커지자 복지부는 치의대와 한의대를 포함한 전국 의대 63곳에 영리 목적 해부 참관 교육을 중단해줄 것을 요구했다. 동시에 최근 3년간 해부 교육 자료를 제출하도록 해 전수조사에도 나섰다.

그러나 유료 강의 진행 자체를 두고 위법하단 판단을 내릴 순 없었다. 현행 시체해부법은 시체 해부 행위를 하는 사람의 자격에 대해서만 규정할뿐 참관과 관련해선 규정을 따로 두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해당 강의와 관련해선 강의를 진행한 강사만 법적 자격 미달로 고발돼 수사를 받고 있다.

복지부는 "기증자 및 유족의 숭고의 숭고한 의사를 고려했을 때 영리 목적의 해부 참관 수업은 부적절하다"며 법에 맹점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관련 법 개정을 포함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현재 복지부는 학교별 해부 현황을 파악한 뒤 제도 개선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전문가 단체 및 학회와도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국회에선 이미 법 개정안을 내놨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일 의과대학의 장이 기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시체 해부의 참관을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의 시체해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에 앞서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발의한 개정안에서도 시체 해부 참관을 위해 의과대학장의 허가를 받도록 했으며, 이에 더해 의료인 및 간호조무사, 약사 및 한약사, 의료기사, 응급구조사 등을 우선적으로 허가해야 한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또 시체 해부를 영리적으로 이용해선 안 된다는 점을 명시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의 한 의과대학. 2024.04.29. [email protected]


복지부는 영리적 이용 금지 외 카데바 수급 부족 문제에 대한 대책도 세우고 있다. 급격한 의대 증원으로 인해 향후 의대생들이 실습에 활용할 시신이 부족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자 대비에 나선 것이다.

이와 관련해선 카데바가 부족한 의대가 다른 곳에서 카데바를 받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 등 여러가지 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카데바 이용과 관련해 기증자와 유족의 동의 여부를 확실히 하는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시신 기증자의 의사를 어떻게 존중할 것이냐가 전제 조건"이라며 "기증받을 때 기증자 의사가 충분히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명확히 하는 방식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했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