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맞은 채 떨고 있어"…길 잃은 치매 할머니, 경찰 설득 끝 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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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23. 오전 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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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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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속 방황하던 치매 할머니 발견
치매 어르신 대화로 인적사항 파악
대화 끝에 1시간30분만에 귀가조치
[서울=뉴시스] 종암경찰서 석관파출소 경찰들이 지난 17일 길거리를 방황하던 치매노인을 집으로 귀가 조치하고 있다. (사진=종암경찰서 제공) 2024.07.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수정 기자 = 장대비가 내리던 지난 17일 오전 9시13분.

서울 종암경찰서 석관파출소로 "할머니가 비를 맞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갑자기 내린 비에 어쩔 줄 모르고 자리에 가만히 서있던 탓에 온몸이 비로 젖은 상태였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비에 젖은 할머니를 발견했다. 지팡이 2개를 이용해야 거동이 가능해 미처 우산을 쓰지 못한 상태였다. 경찰은 할머니를 설득해 파출소로 보호 조치했다. 그러나 치매증세가 있어 인적사항 파악도 쉽지 않았다.

당시 파출소에서 상황을 지켜본 강미성 경사는 "할머니가 비를 많이 맞으셔서 채 떨고 계셨다. 여경방에 있는 수건을 가지고 와서 빗물을 닦아드렸는데, 처음에는 경계해서 입을 닫고 아예 말씀을 안 하셨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옆에 앉아서 한참 대화를 시도한 끝에 90세라는 나이와 이름을 들을 수 있었다. 경찰은 이후 지문조회와 상시 신원조회가 가능한 폴조회를 통해 할머니가 석관동 관내 주민인 것을 확인했다.

그는 그 과정에서 친근한 태도로 끈질기게 대화를 시도한 점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강 경사는 "소장님이 어머니랑 비슷한 연배로 보이니까 옆에 앉아서 한참 대화를 하셨다. 귀도 어두우시니 목소리를 크게 물으니 그때서야 '90살이야'라고 대답해주시더라. 지문 조회도 물에 불어서 상당히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후 경찰은 할머니를 자택 주소지로 귀가 조치했다. 경찰 신고가 접수된 지 1시간30여분이 지나고 나서였다. 함께 지내던 아들이 출근한 사이에 혼자 산책에 나가다 벌어진 일인 것으로 파악됐다.

강 경사는 "빗속에는 어르신들 집에 방문한 요양 보호사들이 '어르신들이 안 돌아온다'며 신고하는 경우가 많다. 112 신고를 꺼리는 분들이 많은데, 마땅히 언제든 출동할 테니 위험한 일이 있을 때는 언제든 신고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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