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타결 가능성 낮아…축구·배구 등 인기 종목 출전 실패 영향
현재 네이버, 웨이브 등 플랫폼 기업들이 올림픽 중계권을 보유한 지상파 3사(KBS·MBC·SBS) 간 중계권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결렬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가격 측면에서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지난 올림픽과 달리 남자 축구 등 일부 인기 종목의 출전 실패로 국민 관심이 떨어지자 플랫폼사들의 중계권 계약 욕구도 적은 영향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파리 올림픽 온라인 중계가 확정된 곳은 아프리카TV뿐이다. 아프리카TV 운영사 숲(SOOP)은 개막식과 함께 탁구, 수영, 높이뛰기, 양궁, 배드민턴 등 32개 종목 주요 경기를 생중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리 올림픽 중계권은 지상파 3사가 쥐고 있다. 인터넷 포털, OTT 등에서 올림픽을 시청하려면 해당 플랫폼 기업이 지상파 3사가 재판매하는 중계권을 얻어야 한다.
지난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2021년 도쿄 올림픽 때는 네이버, 아프리카TV, 웨이브, U 모바일tv(LG유플러스 OTT)가 온라인 중계권을 획득한 바 있다. 이때와 비교하면 현재 파리 올림픽 국내 온라인 중계권 보유사는 적다.
포털 다음 운영사인 카카오, OTT 티빙, U 모바일tv·스포키 운영사인 LG유플러스는 올림픽 생중계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네이버와 웨이브 측은 아직 중계권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 웨이브도 중계권을 따낼 가능성이 적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중계권을 따내지 못하더라도 특별 페이지 등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올림픽 콘텐츠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현재 파리올림픽 특별 페이지를 오픈해 다양한 경기 일정 안내, 선수별 화보, 영상 등은 물론 팬들이 함께 소통하는 오픈톡도 운영한다"고 말했다.
플랫폼 기업과 지상파 간 중계권 협상이 예전보다 난항을 겪는 데는 주요 인기 종목 출전 실패 영향도 한몫했던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사 입장에서는 이용자를 끌어모을 콘텐츠가 없으니 굳이 중계권을 비싸게 살 필요도 없다.
대표적으로 '시청률 효자' 종목인 남자 축구의 경우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여자 핸드볼을 제외한 배구, 농구 등 주요 단체 구기 종목 모두 올림픽 출전이 불발됐다. 단체 종목 출전 실패로 이번 한국 선수단은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후 48년 만에 최소 규모의 인원(144명)이 올림픽에 출전한다.
대한체육회도 금메달을 5~6개, 예상 순위를 15위 안팎으로 기대하는 등 이전과 달리 보수적인 목표를 내세웠다. 전반적으로 이번 올림픽에 대한 기대가 이전 대회보다 떨어지는 양상이다.
이러한 영향인지 이번 올림픽에 대한 여론 관심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전국 13~69세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파리 올림픽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번 올림픽에 관심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44.2%, '관심이 없다'는 30.3%였다.
엠브레인 측은 "이전 동계 올림픽과 비교해봐도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사뭇 줄어든 모습"이라며 "한국 선수단이 48년 만에 최소 규모로 출전하는 데다 축구, 농구, 배구 등 주요 인기 종목이 출전에 실패하면서 올림픽 기대감 자체가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올림픽 관심이 떨어지자 지상파 3사는 플랫폼사에 중계권 단가를 이전 올림픽 때보다 적게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JTBC가 2026~2032년 올림픽 중계권을 획득했기 때문에 지상파 3사는 이번 올림픽에 최대한 수익을 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고려해 결단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플랫폼사들도 중계권 계약에 크게 욕심 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개회식이 한국 시각으로 27일 오전 2시30분이다. 한국 선수단 첫 메달이 기대되는 수영 남자 자유형 400m도 새벽에 진행된다"며 "시차와 콘텐츠 수요 등을 고려했을 때 이전 올림픽 때보다 중계권을 꼭 확보해야 한다는 욕구가 떨어진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