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처 번호, 이종섭 전 조태용·주진우와 통화
[서울=뉴시스]최서진 기자 = 채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구명로비' 의혹이 제기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통화 내역이 공개됐다.
구명로비 의혹을 촉발한 단체 대화방의 참석자들은 통화 기록에 나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중앙지역군사법원은 최근 임 전 사단장과 해병대 김모 대령(채 상병 사건 당시 국가안보실 파견근무) 등 핵심 관계자에 대한 통신기록 사실조회를 해달라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 측의 요청을 허가했다.
임 전 사단장이 지난해 7월28일~8월9일 주고받은 전화·문자 내역에 따르면 골프모임 단톡방 '멋쟁해병' 참석자들과 임 전 사단장이 별도로 연락한 흔적은 없었다.
단톡방 멤버인 이종호 블랙펄인베스트 전 대표는 지난해 8월9일 "내가 'VIP한테 얘기할 테니까 사표 내지 마라'(고 했다)"며 임 전 사단장의 사퇴를 만류했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 다른 멤버인 청와대 경호처 출신 송모씨와 임 전 사단장 간의 통신 내역도 발견되지 않았다.
실제 통신 기록에서 연락을 주고받은 단서가 발견되지 않으면서 '허풍이었다'는 의혹 당사자들의 해명과 '로비는 없었다'는 임 전 사단장 측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노출되기 쉬운 전화·문자가 아닌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메시지 등을 통해 소통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임 전 사단장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과는 지난해 7월 28일 오전 6시 57분(1분15초), 7월 29일 오후 3시 40분(10초), 8월 2일 오후 1시(34초) 등 세 차례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군사법원에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해병대 수사단의 채상병 사건 수사 결과 이첩 보류 지시를 내리기 직전인 지난해 7월31일 오전 11시 54분 통화한 '02-800-7070' 번호의 당일 전화 송수신 내역도 제출됐다.
'대통령경호처'로 등록돼 있는 이 번호는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기 전 조태용 당시 국가안보실장(현 국가정보원장), 주진우 당시 대통령비서실 법률비서관(현 국민의힘 국회의원) 등에 전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