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 하이닉스·티맵 제외 계열사 매각 쏟아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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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0. 오후 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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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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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티맵모빌리티는 보유
커머스·플랫폼 자산 처분 과제
[서울=뉴시스]SK스퀘어 본사 T타워. (사진=SK스퀘어 제공) 2024.05.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종혜 기자 = SK그룹의 반도체·ICT 전문 투자회사 SK스퀘어가 투자기업들을 정리에 나서며 인수·합병(M&A) 매물이 쏟아질 전망이다. 적자가 누적되던 기업들은 매각하고 성장성이 높은 기업만 확보하는 '선택과 집중'으로 투자 전략 재정비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커머스, 플랫폼 분야의 포트폴리오들의 비중이 높은 만큼 지분 매각을 위해선 기업가치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 투자기업 가운데 대표적인 캐시카우인 SK하이닉스와 티맵모빌리티를 제외한 다른 비상장 투자 포트폴리오를 매각하는 방향으로 최종 결론난 것으로 파악됐다.

티맵모빌리티는 성장성과 부가가치가 높은 데이터 사업에 집중하는 질적 성장 전략에 돌입하면서 보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적 개선에 나서며 티맵모빌리티가 우버와 함께 설립한 손자회사격인 '우티(UT LLC)' 지분 매각을 협의 중이다. 우버가 51%, 티맵모빌리티가 49% 우티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우티는 2021년 설립 이후 마이너스 매출을 이어가고 있고 지난해 420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현금성 마케팅과 현지화 실패 등이 주요 이유로 꼽힌다. 기업공개(IPO)를 타진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SK스퀘어는 티맵모빌리티의 지분 60%를 확보하고 있다.

대규모 포트폴리오 매각의 배경은 투자전문회사로 출범한 지 3년차가 됐지만 뚜렷한 투자 성과를 내지 못한 데 있다. SK스퀘어가 보유한 포트폴리오 주요 회사는 20여개에 달하는데 국내 시가총액 2위 기업인 SK하이닉스를 제외한 다른 포트폴리오들은 실적 부진에 빠져있어 투자 당시 대비 기업가치 변동이 없는 등 가시적 성과가 더디기 때문이다.

SK스퀘어의 ESG리포트에 따르면 회사가 보유한 포트폴리오의 총 순자산가치(NAV)는 37조5000억원이다. 자산 가치 가운데 SK하이닉스의 지분가치가 약 31조원을 차지하고 있며 85%에 달하고 나머지 대부분은 비상장 기업이다. 주요 포트폴리오 기업들은 커머스인 11번가, 플랫폼에는 원스토어, SK플래닛, 드림어스컴퍼니 등이 있다. 모빌리티분야에는 티맵모빌리티, FSK L&S 등과 디지털 광고 미디어렙 인크로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콘텐츠웨이브 ▲스파크플러스(공유오피스) ▲코빗(가상자산운영소) ▲온마인드(가상인간) ▲베르티스(프로테오믹스 기반 유방암 조기 진단) ▲사피온(AI반도체) ▲메이크어스(디지털 브랜드 딩고 운영) ▲그린랩스(애그테크) 등도 주요 포트폴리오다.

350억원을 투자했던 그린랩스는 미수채권 등으로 유동성 위기가 생기면서 경영난 시작되면서 SK스퀘어는 투자 1년 반만에 장부가를 0원으로 설정했다. 장부가를 전액 감액한 조치는 그린랩스 회상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다는 방증이다. 콘텐츠웨이브와 사피온도 각각 인수합병 중이다.

다만 SK스퀘어는 이커머스, 플랫폼 등 분야에 투자 비중이 높은 만큼 기업가치를 낮추지 않는 이상 매각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23년 기준 11번가(1313억원), 콘텐츠웨이브(1053억원), 티맵모빌리티(371억원), 원스토어(317억원), 드림어스컴퍼니(29억원) 등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SK쉴더스 매각으로 현금 8600억원을 회수했지만 다른 포트폴리오들은 회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아시스가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11번가의 지분가치는 약 8300억원으로 추산 중이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장부가액도 8340억원으로 큰 차이는 없다. 이커머스 기업인 11번가의 누적 적자는 35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기업공개(IPO) 일정도 무산되기도 했다. 최대주주인 SK스퀘어는 지난해 12월 지분 18.18%에 대한 콜옵션을 포기했고, 이에 나일홀딩스(국민연금·H&Q코리아파트너스·MG새마을금고)가 SK의 보유 지분 80.26%까지 끌어다 통매각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

원스토어도 SK스퀘어가 지분(46.4%)를 확보하고 있다. 원스토어는 지난해 미국 모바일 플랫폼 기업 디지털터빈이 5000만달러를 투자할 때 기업가치는 9200억원 수준이었다.

웨이브는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 티빙과 합병 절차가 막바지 단계다. 웨이브의 전환사채(CB) 만기일이 4개월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상반기 본계약 체결은 시기를 넘겼지만 연내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근 SK스퀘어 신임 대표에 한명진 투자지원센터장이 선임되면서 글로벌 반도체 투자전문회사로 빠른 전환이라는 중책을 부여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SK그룹이 부채축소(디레버리징)를 위해 사업구조 개편 시기를 보내고 있는 상황인 만큼 포트사들의 채무를 줄이는 업무도 병행할 전망이다.

SK스퀘어 관계자는 "SK스퀘어 투자 방향성이 반도체 중심이 될 것이기 때문에 ICT기업은 유동성 확보해, 반도체에 재투자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며 "매각 대신 웨이브와 티빙과 합병하며 밸류업을 준비 중이고, 원스토어도 글로벌 진출에 나서는 등 20여개 회사들은 매각보다는 수익성 개선에 무게를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SK텔레콤에서 인적 분할한 SK스퀘어는 지난 2021년 11월 '투자전문회사'를 표방하며 출범했다. 기존 SK텔레콤 산하에 있던 SK하이닉스·11번가·원스토어·SK쉴더스 등 외에도 추가 투자를 단행해 20여개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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