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식당을 예약한 뒤 방문하지 않은 이른바 '노쇼'를 한 대기업 직원에게 되레 '장사 안 하고 싶냐'는 협박성 발언을 들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9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인천 부평에서 8년째 장어 전문점을 운영하는 제보자는 3일 인근 대기업 공장 직원 A씨로부터 다음 날(4일) 오후 4시, 54만원에 달하는 장어 10kg 예약을 받았다.
평소 공장 직원들이 주기적으로 식당을 방문했고, A씨가 직접 찾아와 예약한 만큼 제보자는 선결제 없이 예약을 진행했다.
제보자는 예약 시간 30분 전부터 장어를 초벌하고 각종 반찬을 준비하는 등 손님맞이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했다. 그런데 직원들은 약속 시간이 지났는데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상함을 느낀 제보자가 A씨에게 전화를 걸었고, A씨에게 돌아온 첫마디는 "어머 깜빡했네"였다. 알고 보니 해당 기업은 이날 오전 11시 예정된 파업으로 근무하지 않고 바로 퇴근했다고 한다.
제보자가 "주문 금액의 일부인 30만원만 보내라"고 요구하자, A씨는 "5시까지 사람 모아서 가겠다. 상은 그대로 둬 달라"고 말했다.
이에 제보자는 믿고 약속 시간 넘어서까지 기다렸지만, 직원들은 끝내 식당을 방문하지 않았다.
제보자는 A씨에 재차 연락했는데, 이때 전화를 받은 사람은 A씨가 아닌 다른 직원 B씨였다.
제보자는 B씨로부터 "(대기업 이름)인데 그것도 못 봐주냐. 너희 여기 (대기업 이름) 상대로 장사 안 하고 싶냐"는 협박성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제보자가 "소상공인 상대로 무슨 그런 쓰레기 짓을 하냐"고 하자, B씨는 "그래, 나 쓰레기다"라고 받아쳤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B씨는 사건반장 측에 노쇼를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연락 자체가 안 되거나 악의적인 마음을 갖고 식당에 나타나지 않았을 때가 노쇼라는 것. 그러면서 식당에서 음식을 어떻게 처리했을지 모르기 때문에 제시된 30만원이 너무 큰 금액이라고도 주장했다.
B씨는 제보자와 통화하던 당시 "술에 취해 있어서 감정적이었다"면서 "사장이 먼저 '쓰레기'라고 해서 말했고, '대기업 상대로 장사 안 하고 싶냐'라고 말한 적은 없다. 동네 장사하는데 좀 봐달라는 식으로 말한 것뿐이다. 사장에게 '연락 못 한 건 죄송하지만 나중에 더 많이 팔아드리겠다'고 말하기도 했다"라고 해명했다.
또 제보자는 사건 당일 해당 기업의 고객센터에도 연락했지만 "이런 걸 상담해 줄 부서가 없으니 경찰이나 언론 매체에 신고하라"는 말만 돌아왔다고 한다.
제보자는 "그래도 대기업인데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자초지종을 묻고 조치를 취해서 앞으로 이런 일 없게 하겠다 이런식으로 할 줄 알았는데 대응에 더 실망했다"고 하소연했다.
이와 관련해 해당 기업 관계자는 사건반장 측에 "제품이나 법규 위반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렇게 답변을 했다. 고객센터나 회사 법무팀에서 다루는 일반적인 문제가 아니다"라면서도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직원들의 사회적 에티켓 수준을 끌어 올리는 교육을 하는 등 노력하고 내부적으로 해당 직원에게도 사장과 원만하게 마무리 지으라고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