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사전 보고를 했다는 김 전 장관 측 주장에 대해 국무총리실이 "허위 사실"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총리실은 26일 "한 권한대행은 이미 국회에서 여러 차례 증언한 바와 같이 12월3일 21시경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직접 듣기 전까지 관련한 어떤 보고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했다.
총리실은 "허위 사실을 주장한 데 대해 법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정당한 대응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며 김 전 장관 측에 강경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계엄법에 따르면 국방부 장관 또는 행정안전부 장관은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에게 건의하도록 규정돼 있다"며 "사전에 국무총리에게 먼저 보고하고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절차를 거쳤다고 (김 전 장관이) 명확하게 말했다"고 했다.
또 "계엄 건의 시점을 명확하게 지목하기 어렵다"면서도 "총리는 대통령보다 먼저 알았다는 것이 장관의 설명"이라고 했다.
이는 한 총리가 김 전 장관으로부터 계엄 관련 사안을 먼저 보고받아 알고 있었다는 뜻으로 해석돼, 한 총리가 주장해온 계엄 국무회의 소집 배경과 엇갈렸다.
한 총리는 지난 11일 국회에서 "국무회의 자체가 많은 절차적, 실체적 흠결을 갖고 있었다"면서 "국무회의를 개최하려고 했던 것은 좀 더 많은 국무위원이 반대 의견을 제시해 계엄을 막고자 한 것"이라고 했다.
다수의 국무위원들을 모아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제지하려고 국무회의를 소집했다는 게 한 총리의 주장이다.
그러나 한 총리가 김 전 장관으로부터 사전에 계엄 관련 보고를 받은 시점이 국무회의 소집 전이라면 사정이 달라진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절차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국무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윤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듣기 전까지 알지 못했다는 한 총리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김 전 장관은 국무총리 보고 절차를 건너 뛰어 윤 대통령에게 곧바로 계엄을 건의했다는 의미가 된다.
양측의 입장이 상충하자 김 전 장관 측 변호인단은 별도의 공지를 통해 "국무회의 전 총리에게 계엄을 사전 논의한 적은 없다"며 "계엄에 관한 국무회의 자리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무마했다.
변호인단은 "국무회의에 윤 대통령이 임석하기 직전 총리에게 계엄 이야기를 해 국무총리를 거친 다음, 대통령이 (국무회의에) 들어와서 건의하고 심의했다는 의미"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