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한동훈 '특검법 역제안'에 "자꾸 조건 달아…하지 말잔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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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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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조건 단 것 아냐, 당에서 논의 중"…여야 모두 당내 분분, 윤상현 "당내 논의 없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 '제보공작 의혹을 추가한 제3자 추천 특검안을 논의하자'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역제안을 두고 "조건 붙이고 단서 달고 하는 건 결국 하지 말자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조건이란 건 없다"면서도 "지금까지 본인들 입장과도 맞지 않은 면이 있다"고 민주당을 재차 비판했다. 한 대표는 특검법과 관련 "많은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당내에선 "전혀 논의가 안 돼 있다"(윤상현 의원)는 이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 대표는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 대표의 특검법 역제안과 관련 "뭘 자꾸 조건을 갖다 붙이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처음엔) 제3자 특검을 하자고 하더니 또 이쪽에서 협상의 여지가 생기니까 이번에는 또 무슨 '증거조작'(도 수사해야 한다는) 단서를 또 붙인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한 대표 측근인 장동혁 최고위원이 제3자특검안 협의 조건으로 "이미 제출된 위헌적 특검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왜 철회해야 하나, 자기들 것을 내서 협상하면 되지 않나"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이날 한 대표가 최고위 모두발언을 통해 양당 대표회담 수용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해 '금융투자소득세 문제도 논의되나'라는 질문이 나오자 "'특별한 안건은 하지 말자'고 할 필요 없다. 우리 국민들의 삶에 관한 사안들은 제한 없이 원하는 모든 의제들을 다 얘기하면 좋겠다"고 답하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한 대표의 '제3자 추천 채상병특검법'에 대해 수용이 가능하다는 의사를 밝히며 '열흘 안에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을 발의하라'고 요구하자, 한 대표는 "최근 드러난 소위 제보공작 의혹까지 수사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사실상의 역제안을 제시한 바 있다.

민주당에선 이 대표를 포함한 신임 지도부 인사들이 대체로 한 대표의 역제안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밝혔다.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갑자기 뜬금없는 (제보공작 의혹) 그걸 붙이는 것은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며 "특검의 취지를 모를 분도 아닌데 한 대표께서 시간만 소모할 특검 취지에 맞지 않는 걸 붙이는 것"이라고 한 대표를 비판했다.

김병주 최고위원도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대표가 진심으로 특검법을 추진하고 싶은지 의문"이라며 "제보공작, 공익제보자의 이런 제보를 또 수사하고 이렇게 한다는 것은 (특검을) 자꾸 딜레이시키고 명분 축적으로 보인다"고 했다.

다만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보 공작' 의혹도 수사 대상으로 포함시켜도) 문제될 것은 없지 않겠나"라며 "어쨌든 중요한 것은 범위에 대해서는 저는 큰 이견이 없을 거라고 본다"고 수용 가능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한 대표는 "(특검안 발의와 관련) 당내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조건이란 것은 없다"고 했다. 오히려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된 민주당의 의견이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취지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상임고문단 오찬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특검법 문제와 관련해 "조건이란 건 없다. 다만 (민주당이) 한 손에는 훨씬 더 위헌성이 강화된 법안을 내놓으면서 한 쪽으론 마치 이렇게 (제3자 추천안 수용이 가능하다고) 한 것 자체가 어떤 의미인지, 갈팡질팡하는 걸 보여준 것 아닌가"라고 했다.

한 대표는 본인의 제3자추천안과 관련 "그게 필요하단 생각은 지금도 마찬가지"라면서도 '그러면 각자 입법안을 놓고 제3자추천 특검안을 협의하자'는 민주당 측 제안에 대해서는 "그 말 자체는 환영하는데 과연 진의는 어떨지…"라고 말을 흐렸다.

특히 그는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날 '열흘 내 제3자특검법을 발의하라'고 요구한 데 대해선 "열흘(이라고), 뜬금없이 시한까지 주면서 지금까지 본인들 입장과도 맞지 않은 면이 있다"고 하기도 했다.

친한계 장동혁 최고위원도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제안에 대해 "두 번이나 부결된 채상병 특검법을 재의요구에 의해 부결되자마자 득달같이 다시 발의하는 게 국민에 희망을 드리는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해 특검 논의에서 발을 빼는 제스처를 취했다.

장 최고위원은 앞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가 한 대표에게 '10일 내에 제3자 특검법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데 대해서도 "당내에서 필요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 대표 한 마디에 곧바로 당론이 되고 곧바로 법안이 튀어나오는 정당이 아니"라며 "열흘 안에 의견을 모아 제3자 특검법을 발의하라는 건 참으로 '아버지 이재명' 1인 정당다운 발상이 아닐 수 없다"고 비꼬았다.

또 그는 공수처를 향해 "기밀만 흘리면서 결론을 내지 않고 정치놀음을 하고 있는 거라면 당장 문을 닫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도 "공수처를 믿지 못하고 사사건건 특검법을 발의할 거라면 공수처 만들기에 그토록 집착한 이유는 뭔가"라고 했다.

다만 이는 '공수처의 수사결과를 먼저 지켜보고 의혹이 남을 시 특검을 진행하겠다'는 국민의힘 기존 당론에 기반한 발언으로, '수사결과와 상관없이 특검을 진행하겠다'는 한 대표 측 취임 당시 입장과는 거리가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내에선 원내를 중심으로 '선수사 후특검' 당론이 유지되는 기류지만, 소장파·비주류 세력 등지에선 '전당대회 공약을 지켜야 한다'는 이견도 표출되는 등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당내에서는 특검법을 논의하자 이거는 전혀 얘기 자체가 안 나온다"며 "3자 특검법이니 어떤 특검법이 얘기할 분위기 자체가 아예 현재 당내에는 그게 없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윤 의원은 한 대표가 본인의 제3자추천안과 관련 '당내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해온 데 대해서도 "전혀 논의가 안 돼 있다"며 " 당론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공수처 수사를 지켜보자는 것"이라고 특검반대론을 확실히 했다.

반면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전 비전전략실장은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대표가 전당대회 때 이 제3자 추천 특검을 공약으로 내걸고 63%를 받은 것"이라며 "국민 앞에 약속한 것을 스스로 말을 뒤집는 걸로 가서는 첫 스텝이 꼬인다"고 평했다.

그는 "(한 대표도) 그래서 이 입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잖나"라며 "장동혁 최고가 나와서 지금 (특검 논의는) 끝났다라고 이렇게 물타기를 하려고 했지만 저는 한 대표 입장은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한 대표 본인에게도 특검 추진 의사가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김 전 실장은 특검 반대가 당론인 상황에 한 대표가 당내 여론을 뒤집기는 힘들 것이란 지적에도 "한 대표가 앞으로 넘어야 될 과제"라며 "한 대표 입장에서는 국민 앞에 약속한 거기 때문에 이걸 그냥 헌신짝 보듯이 버리는 건 정치인으로서 할 예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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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예섭 기자입니다. 자세히 보고 오래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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