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이번 총선 이재명 리더십으로 압승? 동의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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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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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임종석 탈락, 공천시스템 혁신해야…약속대련? 내 나이가 몇인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로 출마한 김두관 전 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이재명 전 대표의 리더십으로 압승을 했다는 데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승리는) 우리 당 선거대책위원장을 해준 용산의 윤석열 대통령 덕분"이라고 말했다. 총선 당시 민주당을 이끈 이재명 지도부에 대한 비판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일각에서 김 전 의원의 출마를 두고 '구색 맞추기', '들러리', '약속대련'이란 의심이 나왔지만, 의외로 총선 공천 문제 등을 거론하며 이 전 대표에 대해 강하게 날을 세운 것.

김 전 의원은 1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압승한 것에 대해서 우리 당 지도부가 탁월하게 지도력을 발휘하고 공천 혁명을 통해서 압승을 했다는 데 거기에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지난 총선 결과에 대해 "결과적으로 보면 192석이라는 야권이 압승을 한 걸로 볼 수 있지만 내용을 좀 진단해 보면 용산의 윤석열 대통령이라는 더불어민주당의 선거대책본부장께서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해서 반사 이익으로 그렇게 된 것"이라며 "우리 당이 뭘 잘해서 그렇게 압승하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지금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을, 정말 나라를 망하게 하기 일보 직전으로 국정을 운영하는데 더불어민주당하고 국민의힘 지지가 대체적으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한 5~6% 지는 걸로 나오는 게 이거 굉장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짚었다.

특히 김 전 의원은 지난 총선 과정에서의 이른바 '비명횡사' 논란을 재소환했다. 그는 "지난번 공천 과정에서 시스템 공천을 했다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지만 다수의 우리 당원들이 동의하지 않는다"며 "예를 들어 유치원 3법 등을 비롯해서 박용진 의원은 압도적으로 상위 10%에 속하는 입법활동을 한 사람이라고 저는 판단한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도)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에서 하위 10%로 평가를 했다"며 "그래서 난리가 났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임종석 전 비서실장도 공천에서 탈락하면서 설명을 안해줬다. 재판의 주문만 있고 판결문은 없는 꼴"이라며 "전 정부 비서실장한테 책임을 묻는다면, 전 정권 법무부 장관한테 책임을 물어야 된다"고 했다. 22대 총선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추미애·박범계·조국 의원이 모두 원내로 진입했고, 이 중 추·박 전 장관은 민주당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김 전 의원은 그러면서 "2026년 지방선거 공천도 전면 시스템을 혁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원은 이른바 당권-대권 분리 규정 완화를 위한 당헌·당규 개정에 대해서도 "위인설헌. 한 사람을 위해서, 특별한 사람을 위해서 당헌당규를 고쳤다"며 "전형적인 이재명 맞춤형 개정"이라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전 의원이 9일 오전 세종특별자치시의회에서 민주당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전 의원은 1인 독주 체제에 대한 우려를 내비치며 본인의 당 대표 출마가 이 전 대표와 사전에 합의된 '약속대련'이라는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제가 풀뿌리 마을이장부터 시작해서 어려운 경남에서 2010년에 경남 민주진영 대연합으로 경남도지사를 하고, 또 참여정부 행정자치부 장관도 하면서 나름대로 김두관 정치를 해왔다"며 "어찌 보면 정치를 정리해야 될 시점인데, 제 나이가 몇 살인데 '약속대련'을 하고 남의 정치를 하겠나. 제 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일부 강성 당원들의 반발에 대해서 그는 "얼마든지 그런 정도는 견딜 수 있고, 또 당내 다양한 목소리를 수용하고 함께 가야 한다"며 "제가 맷집이 있다. 오히려 그런 점들을 부당하게 하면 전의가 더 불탄다"고 했다. 이어 "당의 미래를 걱정한다는 그런 차원에서 나왔기 때문에 저는 1%만 받아도 성공이라는 생각을 하고 당당하게 하겠다는 그런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은 또 같은 당 곽상언 의원이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한 검사의 탄핵소추안을 법제사법위원회로 회부한 본회의 표결에서 기권하자 곽 의원을 향한 당내 비판이 제기된 데 대해 "곽 의원의 선택 또한 존중해야 한다"며 "'당을 떠나라'고 공격이 자행되는 이런 작금의 모습은 대단히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민주당은 김대중, 노무현 정신을 이어오고 있고, 국민의힘과 우리 당이 다른 것이 다양성과 역동성"이라며 "그러나 지금은 다양성이 실종된 상태다. 반대 의견은 용납되지 않고 '수박 논쟁' 같은 것도 그런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자기하고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틀렸다고 규정하고 수박 논쟁하는 것이 홍위병들 같은 느낌이 들고 우리 당의 미래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다양성과 역동성이 우리 당의 생명인데 다양성을 부정하고 어떻게 다수 국민들의 마음을 얻어서 수권정당이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곽 의원 문제나 총선 평가 등에 대한 김 전 의원의 발언은 당 내에서 일정한 공감대를 얻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정성호 의원도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난 총선은 윤석열 정권 심판의 결과라는 점에 동의한다. 무책임, 무도하고 폭주하기 때문에 나온 결과"라며 "민주당이나 이 전 대표가 잘해서 된 건 아니"라고 했다.

정 의원은 "그렇기 때문에 이재명 당대표가 만약 연임에 성공한다고 하면 중도로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그런 인적 구성들, 또 당 시스템 정비, 이런게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 전 대표에 대해 적절하게 다른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소위 말하는 '쓴소리'도 할 수 있는 당직(인선안)을 만들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곽 의원에 대한 강성당원들의 비난 여론에 대해서도 "저는 온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국회의원은 물론 당론이라고 하지만 헌법과 법률과 양심에 의해서 본인이 판단한 것 아니냐. 국민의 대의기관이고, 물론 당원들도 대표해야 되겠지만 국회의원은 국민들을 대표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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