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임성근 전 해병1사단장을 불송치 결정한 경찰의 채상병 사건 수사결과 발표를 두고 경쟁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 "민주당 전략에 말려든 순진한 분"이라며 재차 공세에 나섰다.
원 전 장관은 9일 오전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임성근 사단장이 무혐의 불송치됨에 따라, 박정훈 수사단장이 주장하는 수사외압도 성립하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며 "바로 이 때문에 우리 당이 경찰과 공수처의 수사를 지켜보자는 당론을 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원 전 장관은 그러면서 "문제는 우리 당내에 민주당 전략에 말려든 순진한 분이 있다는 사실"이라고 한 전 위원장을 겨냥했다. 채 상병 특검법 반대 당론을 따르지 않고 특검 추천권한을 대법원장에게 부여하는 '제3자특검법' 발의를 대안으로 제시한 한 전 위원장을 비판한 것이다.
원 전 장관은 한 전 위원장을 향해 "숱하게 민주당을 상대하고 당의 분열을 경험해보고 민주당의 의도를 꿰뚫어 본 후보들이 단호히 반대하는 특검을, 혼자 받아야 한다고 한다"며 "경험과 판단력이 부족한 탓에 총선도 참패했는데, 특검과 탄핵이라는 거센 파도를 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그는 "정치 경험이 더 필요한 사람에게 거대하고 무도한 야당을 상대로 하는 싸움을 지금 맡기는 것은 우리 당을 위험한 실험대에 올리는 것"이라며 "이번 당 대표는 원희룡"이라고 했다.
원 전 장관을 비롯해 나경원 의원, 윤상현 의원 등은 앞서 한 전 위원장이 특검법 수정안을 제안하자 '정치 경험이 부족해서 나온 잘못된 판단'이라는 취지로 한 전 위원장을 비판해왔다.
다만 임 전 사단장을 제외한 경찰의 수사결과 발표에 야권과 시민사회가 반발하고 있고, 공수처의 '수사외압 의혹' 수사 또한 경찰 수사와는 별도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제3자특검법에 대한 당내 여론의 향방도 아직 미지수다.
한동훈 캠프 상황실장을 맡고 있는 신지호 전 의원은 이날 오전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경찰의 이번 결과발표와 관련 "야당이 지금까지 해온 공세는 상당히 실제보다 훨씬 부풀려진 그런 정치 공세였다는 게 수사를 통해서 드러나는 것 같다"면서도 한 전 위원장의 제3자특검법은 계속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전 의원은 "왜냐하면 정치를 해야 하는 것"이라며 "대법원장 등 제3자가 객관적으로 특검을 추천하는 방식이 나오니까 민주당 안 40%, 한동훈 안 30%, 어떠한 특검도 반대 20%로 여론 지형이 바뀌었다. 민주당이 이제 과반을 못 얻게 되는 것"이라고 한 전 위원장이 제안한 '제3자 추천 특검' 안의 정치적 이점을 내세웠다.
그는 "(공수처가) 야당 성향의 미디어들과 거의 내통 수준으로 실시간으로 수사 정보를 빼줘 가지고 그쪽을 통해서 이걸 확산시키고 있다"며 "대법원장이 추천하는 특검이 이 문제를 바라본다면 지금의 공수처 수사보다도 오히려 더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