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명 사망' 아리셀 화재 참사…"위험 업무 저비용화·외주화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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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6.25. 오전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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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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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반응…"리튬 배터리, 특히 위험한데 산업안전 체계 정비 안 했다" 질타도

경기 화성에 있는 리튬 배터리 제조·판매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노동자 22명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일어난 가운데, 노동계에서는 "더 싼 인력과 시설 고집", "위험 업무 외주화" 등 구조적 요인이 사고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은 24일 성명에서 "화성 전곡산단 일차전지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다수의 이주노동자를 포함해 20여 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는 보고가 이어졌다"며 2020년 4월 38명이 사망한 한익스프레스 참사, 2022년 2월 4명이 사망한 여천NCC 공장 참사 이후로도 "사회는 여전히 이윤과 비용의 논리만을 앞세웠고, 더 싼 인력과 시설만을 고집했다"고 했다.

소방당국은 화재 현장 브리핑에서 사망자 22명 중 18명이 외국인이라고 밝혔다. 사망자 시신 수습 전 실종자를 수색하던 단계에서는 공장에 외국인과 일용직 노동자가 많아 신원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기도 했다.

금속노조는 이에 대해 "참사 피해는 더 낮은 곳을 향했다. 위로는 이윤을 찾지 못하니, 아래로 더 싼 이주노동자만 찾아 착취한 제조업이 참극을 불렀다"며 "이주노동자는 급하니 일단 불러 쓰는 소모품이 아니다. 이주노동자 안전에 대한 체계와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속노조는 이번 참사가 화재에 취약한 리튬 배터리를 다루는 공장에서 발생한 데 대해서도 "운행하던 전기차에 불이 나도 연소가 쉽지 않다. 물로도 꺼지지 않는 배터리다. 전지가 가득 들어찬 공장이면 연소 확대와 연쇄 폭발을 예견하고 산업안전, 재난 대응 체계를 정비해야 했다"며 "국가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금속노조는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 산업 전환기 새로운 안전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며 "참사를 더 반복해서는 안 된다. 한국 사회 전체가 반성하고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고 했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의 이종란 활동가는 24일 페이스북에서 "아리셀은 에스코넥 자회사이고, 에그코넥은 갤럭시 핸드폰 금속부품, 리튬 1, 2차 배터리 생산을 하는 회사이고, 리튬 2차전지를 생산하는 삼성 SDI 협력사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이 활동가는 "화재 폭발에 너무도 취약한 리튬 전지, 물과 반응하기에 화재 진압조차 어려운 리튬 전지의 생산이 생산조건이 열악할 수밖에 없는 자회사에 내맡겨져 있다는 게 가장 큰 위험이 아니었을까"라고 했다.

이어 "갈수록 재생에너지, 전기차 등의 폭발적 수요로 리튬 배터리 수요가 늘어갈 텐데, 너무 위험한 리튬 배터리 생산에 있어서 하도급을 금지시켜야 하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본다. 위험업무 외주화, 도급 금지가 더 큰 사고를 막는 길"이라며 "다시는 이런 끔찍한 참사가 재발되지 않도록 철저한 조사와 함께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24일 오후 경기 화성시 일차전지 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현장 수습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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