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제주항공 참사 국가애도기간 마지막 날인 4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설치된 합동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추모하고 있다. 2025.1.4 [email protected]
(광주=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희생자와 남겨진 가족들을 보고 있자니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제주항공 참사 국가애도기간의 마지막 날인 4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합동분향소에 추모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참사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부터 6일째 운영 중인 합동분향소에는 남녀노소 추모객이 찾아오고 있었고, 성탄 트리 주위에는 줄줄이 근조화환이 세워져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지팡이를 짚고 온 백발의 어르신부터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던 어린아이까지 분향소 앞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줄을 섰다.
직원이 나눠준 국화를 들고 대기하는 동안 시민들은 한마디 말도 없이 눈을 지그시 감았다.
합동분향소에 위패나 영정이 세워지지 않았지만, 추모객들은 영영 세상을 떠난 이들의 넋을 기리며 헌화했다.
추모객 중 한 가족은 울음을 터뜨린 딸을 엄마가 안아주는가 하면 두 손을 모으며 조용히 기도문을 읊조리는 이도 있었다.
추모객들이 남기고 간 방명록에는 페이지마다 "잘 있어", "치과 원장님, 그동안 살펴주셔서 감사합니다" 등 안타깝게 희생된 지인에게 전하는 인사가 남았다.
이날 친구와 함께 분향소를 찾은 최모(81) 씨는 "보기만 해도 안타깝고 가슴이 미어지는데 한순간에 가족을 잃은 유족들은 얼마나 억울하겠냐"며 "희생자들이 좋은 곳에 가서 편하게 잘 쉬기를 바랄 뿐이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날 오후 1시 30분까지 광주 합동분향소에는 1만9천743명의 추모객이 다녀간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이날을 마지막으로 국가애도기간이 종료되지만, 광주시는 5·18민주광장에 조성한 합동분향소를 5일부터 인근 전일빌딩2 1층 실내로 이전하기로 밝혔다.
전일빌딩245 합동분향소에는 희생자 179명의 위패를 모두 안치해 추모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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