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교제폭력·고령운전 등 치안 현안 질문도 나올 듯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29일 열린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해병대 채상병 사망 사건의 수사 결과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을 놓고 후보자의 자질 검증을 앞세운 야당의 맹공이 예상된다.
28일 국회에 따르면 청문회에는 채상병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이 대거 증인과 참고인으로 채택됐다.
먼저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서 '2차 주가조작'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인물이다. 임 전 사단장과 골프모임을 추진하려 했고, 그의 구명을 위해 'VIP'에게 로비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또한 채상병 사건 지휘 체계에 있던 노규호 전 경북경찰청 수사부장(현 경기북부경찰청 수사부장)이 증인 채택됐고 임상규 경북경찰청 수사심의위원장은 참고인 명단에 포함됐다.
경북경찰청은 이달 초 수사심의위원회 심의 결과를 바탕으로 임 전 사단장과 하급 간부 2명 등 3명을 불송치하고 다른 군 관계자 6명만 검찰에 넘겼다.
이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경찰이 적극적으로 수사에 임하지 않으며 임 전 사단장을 보호했다', '윤 대통령의 격노 말고는 임 전 사단장을 불송치할 다른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심의가 객관적·중립적으로 이뤄졌는지를 확인해야 한다며 경찰에 수사심의위 위원 명단 공개도 요구했다.
다만 조 후보자는 기존 경찰의 공식 입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답변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 11일 행안위 전체회의에서 채상병 사건에 대해 "경북청 수사팀의 판단을 전적으로 신뢰한다"며 부실 수사와 외압 의혹을 부인했다.
윤 청장은 수심위 명단 공개 요구에 공정한 심사 업무의 수행을 근거로 들며 불가하다고 일축했고, 사건 기록 회수에 대해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 중인 사항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세관 직원들의 마약 사건 연루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경찰 고위 간부의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에 대한 신문도 예고됐다.
이 사건과 관련해 조병노 경기 수원남부경찰서장(경무관)과 백해룡 서울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경정)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앞서 백 경정은 지난해 영등포서 형사과장으로 재직하면서 마약 조직원들과 세관 직원들의 유착 의혹을 수사할 당시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이던 조 경무관으로부터 수사 외압을 받았다고 폭로하고 조 경무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특히 조 경무관은 이종호 전 대표가 최근 공개된 녹취록에서 '인사를 챙겨줬다'는 취지로 언급한 인물이기도 해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서도 질의가 있을 전망이다.
통상적인 치안 정책 관련 질의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서민 피해가 큰 보이스피싱, 투자 리딩방 사기 등 '민생침해 악성사기'와 '클럽 마약' 등 생활 속에 깊숙이 침투한 마약 범죄, 청소년들 사이에서 심각한 도박범죄 등의 척결이 차기 경찰청장이 풀어야 할 시급한 과제다.
지난 4월 발생한 거제 교제폭력 살인사건, 5월 일어난 강남역 의대생 여자친구 살인사건 등으로 우려가 커진 교제폭력 대책과 시청역 역주행 사고를 계기로 중요성이 대두된 고령운전자 및 보행자 교통안전 대책도 중요한 치안 현안이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