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통리장협의회-아리셀 유족, '일상회복' 기자회견 놓고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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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25. 오후 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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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해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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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불편, 행정 정상화해야" vs "진상규명 안됐는데 이럴수 있나"

(화성=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 경기 화성시 통리장단협의회(이하 협의회)가 아리셀 화재 사고 유족 지원으로 일부 차질을 빚고 있는 시 행정서비스 정상화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려다가 이를 막는 유족들과 충돌했다.

통리장단협의회 기자회견 중 유족과 마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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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장·이장들 모임인 화성시 통리장단협의회는 25일 오전 11시 화성시청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다.

협의회가 이를 위해 준비하던 중 일부 아리셀 피해자 유족이 '화성시 공무원은 업무에 복귀하라', '아리셀 희생자 지원 그만, 행정 정상화', '분향소는 아리셀 공장으로, 시민들은 화성시청을 이용하고 싶다' 등의 문구가 적힌 협의회 측 손팻말을 찢으며 30여분간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유족들은 "아직 진상규명도 안됐는데 어떻게 이런 주장을 할 수가 있나", "당신들이 인간인가"라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유족들의 항의에 따라 간략하게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협의회는 "시민이 모두누림센터와 시청을 이용할 수 있게 분향소는 아리셀 공장 현장으로 옮겨야 한다"며 "수해 등으로 피해가 큰데 아리셀 지원으로 수해복구 현장에 공무원 투입도 늦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희생자분들은 안타깝지만, 시민으로서 시장에게 행정 정상화를 요청하는 것"이라고 말한 뒤 자진 해산했다.

앞서 협의회는 전날 각 언론에 보낸 입장문을 통해 "스물세분의 안타까운 희생자가 발생한 아리셀 화재가 일어난 지 한 달이 넘었다"며 "참사 후에 한 달 동안 우리 사회단체와 화성시민들은 진심으로 희생자를 애도하고 유족의 심신 안정과 편의를 위해 시민의 공간인 시청과 모두누림센터를 기꺼이 양보했다"고 전했다.

이어 "유족분들의 상처가 아물기에 여전히 부족한 시간임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한다"며 "그러나 이제는 각자의 일상에서 희생자를 추모하고 시민의 공간은 시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했다.

협의회는 "시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진 모두누림센터는 프로그램 이용이 중단됐고, 시청은 분향소로 전환됐다"며 "시민이 권리를 되찾고 일상을 회복해야 한다. 화성시장은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우리의 요구에 응답해달라"고 밝혔다.

찢어진 손팻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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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 문화체육시설인 모두누림센터는 매달 평균 200여개의 시민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돼 왔으나 화재 사고 다음 날인 지난달 25일부터 휴관 중이다.

프로그램 일시 중단에 따라 시는 지금까지 1억여원의 이용료를 환불해줬다.

휴관 때부터 전날까지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프로그램 재개를 요청하는 민원은 1천961건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시는 내달 1일부터 센터 내 유족 사용 공간을 일부만 유지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재개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아울러 유가족지원, 통합지원센터 운영 등에 투입해 온 시 공무원을 하루 200여명에서 최근 50명 선으로 줄였다.

화성시 관계자는 "모두누림센터 휴관에 따라 100명 넘는 강사가 일을 못 하고, 센터 내 경로당 등을 이용하던 노인분들도 불편을 겪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연인원 3천300여명의 공무원이 사고 수습에 동원되면서 행정 업무에도 차질이 빚어진다는 지적이 있어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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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경기취재본부 사건팀장입니다. 경기도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건·사고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사실(fact) 이면에 있는 진실(truth)까지 전해드리기 위해 더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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