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업체, '美제재' 벨라루스 기업에 수출…러 무기 공급 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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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25. 오전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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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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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케이 "무기 조준기 부품 등 거래…서구, 中업체 대상 제재망 넓힐 듯"

러시아 탱크
[타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중국 기계업체들이 미국과 영국 제재를 받는 벨라루스 군수기업에 무기 생산에 필요한 정밀 부품을 수출해 온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결국 러시아에 대한 무기 공급에 관여한 것이라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5일 보도했다.

닛케이는 벨라루스 반정부 단체 '벨폴'이 벨라루스 군수기업에 재직 중인 복수의 협력자로부터 입수했다는 계약서와 거래 기록, 금융기관 지급 기록 등을 근거로 이같이 전했다.

벨폴이 확보했다는 계약서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 선전에 본거지를 둔 업체는 지난해 12월 1일 벨라루스 군수기업 '벨로모'로부터 무기 조준기에 사용되는 레이저 목표 지시 장치 'LAD-21T' 관련 부품 3천 개를 수주했다.

이 장치는 목표물에 레이더를 쏴 유도하는 첨단기술이 탑재돼 레이저 유도 폭탄과 미사일에 사용된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신문은 "대금 결제는 중국 위안화로 이뤄졌으며 러시아 국영 VTB 은행 상하이 지점이 관여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 재무부가 작년 12월 5일 무기 공급을 통해 러시아군을 지원하고 있다고 보고 벨로모를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으나, 광둥성 업체가 올해 2월 16일에도 벨로모와 555만8천800위안(약 10억6천만원) 상당의 조준기 관련 부품 거래 계약을 맺었다고 덧붙였다.

이와는 별도로 중국 톈진시에 본사가 있는 또 다른 업체도 지난 2월 1일 약칭이 'DP'인 벨로모 그룹사에 관과 관을 결합할 때 쓰는 부품인 플랜지 200개를 11만4천위안(약 2천170만원)에 팔기로 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신문은 "이 부품은 전차 전투력을 높이는 첨단 조준기 제조에 필요하다고 한다"며 "결제에는 벨라루스 은행과 중국 국유 금융기관이 관여했다"고 지적했다.

벨로모는 올해 5월 2일에도 톈진 업체에 조준기 관련 부품을 매달 100개씩 보내 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닛케이는 약칭이 'PLS'인 러시아 업체가 올해 여러 차례 조준기 생산에 필요한 레이저 관련 부품을 DP에 납품했다는 자료를 바탕으로 러시아와 벨라루스 군수산업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도 했다.

또 PLS가 DP에 납품하면서 작성한 서류에는 부품에 중국 기업 반도체 레이저가 사용됐다는 사실이 명기됐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닛케이는 벨폴이 입수한 서류에 언급된 중국과 벨라루스, 러시아 기업에 사실 여부를 문의했으나 답변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중국 기업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 무기 공급에 관여해 왔다는 실태가 부각됐다"며 "중국은 (러시아에) 군사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서구 정보기관은 이러한 실태를 파악해 제재망을 넓힐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어 "서방은 중국이 하이테크 부품 등을 수출해 러시아군을 지원한다고 보고 관여한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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