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반대 안해"…머스크랑 친해진 트럼프, 미묘한 입장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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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24. 오후 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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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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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고 멀리 가지도 못해" 비웃더니…3월 회동 후 부드러워져
트럼프는 머스크 지지 확보, 머스크는 경쟁사 견제로 '윈윈'


머스크와 트럼프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기차에 대한 입장이 묘하게 달라지고 있다.

재집권 시 대통령 취임 첫날 조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확대 정책을 끝내겠다고 공언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전기차를 반대하는 건 아니다"라며 전보다 유화적인 발언을 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와 점점 가까워진 이후 전기차에 대한 발언도 달라졌다는 관측과 함께 결국 이는 양측에 모두 이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3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일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전기차에 대해 끊임없이 얘기하고 있지만 내가 전기차에 반대한다는 뜻은 아니다. 전적으로 지지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전기차를 몰아봤는데 정말 훌륭하다. 그렇지만 모두에게 그런 것은 아니다"라면서 "나는 일론 머스크를 사랑한다"고 했다.

이렇게 미묘하게 누그러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그가 지난 3월 플로리다 팜비치에서 머스크를 만난 후부터 시작됐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몇 년간 전기차를 조롱하는 시각을 유지해왔다. 전기차는 중국에서 만드는 것으로, 너무 비싸고 멀리 가지도 않는다고 언급했다.

또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전기차 확대 정책을 '의무명령'(mandate)이라고 부르며 전기차 구매를 사실상 강요한다고 주장해왔다.

20일(현지시간)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는 트럼프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하지만 올봄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기차의 신뢰도와 가치를 공격하기보다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과 전기차 생산 확대를 위한 환경 규제를 공격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전기차를 사고 싶는 사람은 누구나 살 수 있어야 하지만, 정부가 자동차 시장을 형성해선 안 된다고도 말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자신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기차를 포함해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 종종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장 변화에 대한 질문에 "나는 설득력이 있다"고 답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많은 친구가 이제 테슬라를 갖고 있고 그들 모두 좋아한다"며 "그는 또 사이버트럭의 팬이다. 그런 것들이 요인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NYT는 두 사람의 '새로운 동맹'이 양측 모두에 이익이라고 분석했다.

성공한 사업가이자 공화당원들에게 인기가 높은 인물인 머스크의 열렬한 지지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공화당 컨설턴트 마이크 머피는 "공화당에서 전기차와 연결된 단 한 가지는 공화당원들이 일론을 좋아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결과적으로 머스크에게도 이득이 될 전망이다. 트럼프의 공약대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될 경우 GM, 포드 등 테슬라의 경쟁사가 타격을 입게 된다.

시장에선 생산량이 압도적으로 많고 이미 충전소 네트워크를 가진 테슬라는 보조금 없이도 수익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미 보수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제임스 페토쿠스키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공약과 관련, "머스크의 사업 관점에서 하방 리스크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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