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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블랙스완'(가능성이 작지만 한번 발생 시 파급효과가 큰 사건)에 베팅하는 전략으로 큰 이익을 거뒀던 유명 투자자가 최근 미국 증시 상황에 대해 인류 역사상 최대의 버블'이며 고점에 근접했다고 경고했다.
20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자산운용업체 유니버사 인베스트먼트의 마크 스피츠나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 증시가 2000년 닷컴버블 붕괴 때보다 더 폭락할 수 있다면서 최근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연말까지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져들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공공부채가 많고 자산가치가 고평가돼있어 미 당국의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정부가 그동안 경제에 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너무 적극적으로 움직이다 보니, 오히려 부채 문제나 기타 숨겨진 위험으로 인해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몇달간은 증시 랠리가 이어지고 상승 종목도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현재는 경제가 너무 뜨겁거나 차갑지 않은 이른바 '골디락스' 국면이며, 인플레이션 둔화 및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증시 추가 강세 기대가 나온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도 기준금리 인하가 전체적인 시장 방향의 전환을 알리는 '시작 총소리'가 된 경우가 자주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대규모 매도세로 인해 주가가 절반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WSJ은 투자자들이 스피츠나겔 CIO의 발언에 귀를 기울이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스피츠나겔 CIO는 '테일 리스크'(발생 확률은 낮지만 발생하면 손실이 매우 큰 위험) 투자전략 전문가이며 코로나19 확산 당시인 2020년 1분기에 4,144%의 이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그가 운용하는 펀드는 평상시 성적이 저조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때와 같이 시기 등 변동성이 커지면 많은 이익을 거뒀다.
최근까지만 해도 미 증시 강세가 이어지면서 월가에서는 약세론자들의 입지가 크게 줄어든 상태이며, 대표적 약세론자였던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JP모건에서 퇴사했다.
하지만 나스닥100지수가 지난주 4% 급락하는 등 증시 랠리를 주도하던 빅테크(거대 기술 기업) 주가가 약세를 보이면서 시장에서 신중론이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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