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할퀸 대전충남 곳곳 산사태·제방 붕괴 아수라장…3명 숨져(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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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0. 오후 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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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당 최대 111.5㎜ 쏟아져…서천·금산 등 산사태 토사가 주택 덮쳐
대전서 한동네 마을주민 36명 고립됐다가 구조…세종, 하천 역류 농경지 침수


한순간에 섬이 되어버린 마을
(대전=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10일 새벽 강한 비가 쏟아져 마을 입구 도로가 모두 물에 잠긴 대전 서구 용촌동 정뱅이 마을에서 소방대원들이 주민들을 고무보트에 실어 나르고 있다. 2024.7.10 [email protected]


(대전·홍성=연합뉴스) 양영석 이주형 강수환 기자 = 10일 새벽 시간대 충남에서 시간당 최대 111.5㎜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산사태와 제방 붕괴 등 피해가 잇따랐다.

산사태가 발생해 주택가를 덮치고, 저수지·하천 제방이 유실되면서 주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등 곳곳에서 물난리를 겪은 가운데 지역에서는 모두 3명이 숨졌다.

산사태가 지나간 주택
(서천=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10일 새벽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한 충남 서천군 비인면의 한 주택가 앞에 토사에 휩쓸린 가재도구와 건물잔해가 널브러져 있다. 2024.7.10 [email protected]


서천에 1시간 동안 111.5㎜ 쏟아져…수마에 3명 숨져 충남소방본부와 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충남 서천 281.0㎜를 비롯해 논산(연무) 248.0㎜, 금산 220.7㎜, 홍성 170.0㎜, 세종(고운) 167.0㎜, 대전(정림) 156.5㎜를 기록했다.

서천군에는 이날 오전 2시 16분부터 3시 16분까지 한 시간 동안 111.5㎜가 내리는 등 지역 곳곳에서 시간당 100㎜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새벽 시간대 짧은 시간 동안 대전과 세종, 충남 전역에 엄청난 양의 비가 쏟아지면서 성한 곳이 없을 정도다.

하천·저수지 제방이 무너지거나 유실되면서 마을 전체가 고립됐고, 놀란 주민들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해야 했다.

이날 오전 10시 49분께 금산군 진산면 지방리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60대 여성이 숨지는 등 인명피해도 잇따랐다.

오전 3시 57분께는 서천군 비인면에서 산사태로 흘러내린 토사에 휩쓸려간 70대 남성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앞서 오전 3시께는 논산 한 오피스텔 건물 지하 1∼2층이 물에 잠기면서 지하 2층 승강기 안에 숨져 있던 50대 남성이 발견되는 등 모두 3명이 목숨을 잃었다.

폭우로 잠긴 농경지
(금산=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10일 충남 금산군에 내린 폭우 영향으로 농경지가 잠겨 있다. 2024.7.10 [email protected]


산사태·제방붕괴로 대피행렬…수확 앞둔 농작물도 큰 피해 논산 벌곡면 한 마을이 침수돼 30여명이 인근 마을회관으로 대피했고, 강경 대흥리 주민 40여명도 안전한 곳으로 몸을 피했다.

충남 금산군 복수면 백암리 일대는 산사태가 나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서천군에서는 한산면 단상리 일대 산사태로 주택 7채가 크게 파손되는 등 모두 269건의 피해 신고가 들어왔다. 시설하우스 등 농경지 33.5㏊가 침수됐고, 가축 12만1천마리가 폐사했다.

도로유실 등으로 인해 16곳에서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탑정호 제방이 일부 무너져 내린 충남 논산시도 하천 범람에 따른 광범위한 침수 피해를 겪었다.

이날 오후 1시까지 부적면, 성동면 등 제방·하천 인접 지역 주민 500여명이 인근 학교 등지로 긴급 대피했다. 물이 들어찬 시설재배 비닐하우스에는 수확을 앞둔 수박과 토마토, 멜론 등 농작물이 둥둥 떠다니는 상황이다.

강경읍은 빗물로 주요 진입로 등이 오전 내내 차단되면서 주민들이 통행에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충남 부여에서도 전날 내린 비로 도로 사면이 유실되고 제방이 붕괴되는 등 96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고, 주택 침수와 산사태 경보 발령으로 61가구 93명이 대피했다.

현재까지도 12가구 21명이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벼·수박·멜론·토마토 등 농작물 피해는 1천314㏊(632농가)에 이른다.

박정현 군수는 이날 부여군 구교리 수해 현장을 방문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태흠 충남도지사에게 "부여군은 재작년과 작년에 이어 3년 연속 수마로 큰 피해를 봤다"며 "인명피해는 없지만 재정 여건이 열악한 기초자치단체의 여건을 고려해 조속히 복구작업을 할 수 있도록 특별재난지역으로 조기 선포해달라"고 건의했다.

고립된 주민들 구하러 가는 소방
(대전=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10일 새벽 강한 비가 쏟아져 대전 서구 용촌동 정뱅이 마을이 물에 잠긴 가운데, 소방대원들이 이날 오전 마을 안으로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2024.7.10 [email protected]


대전 용촌동 마을 전체 물에 잠겨…유등교 침하로 통행금지 대전에서도 피해가 잇따랐다.

서구 용촌동 마을 전체가 물에 잠기면서 주택 27채가 침수됐다. 이곳에 사는 주민 36여명은 고립됐다가 경찰과 소방당국의 도움을 받아 4시간 만에 모두 구조됐다.

마을 주민들은 갑천 상류와 두계천 합류 지점 인근 제방이 붕괴하면서 물이 쏟아져 들어왔다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서구 장안저수지 인근 제방도 유실돼 주민들이 대피했고, 유성 관저동 마치광장에 주차된 차량 6대가 침수되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대전 도심을 관통하는 유등교는 오전부터 내려앉으면서 통행이 전면 금지됐다.

대전시는 많은 비가 내리면서 교각이 설치된 하천 바닥 침하로 교량 상판이 내려앉은 것으로 보고 정밀 안전 점검 후 시설물 보강에 나설 방침이다.

세종에서는 용포리 용수천이 역류하면서 비닐하우스 농가가 큰 피해를 봤다.

조치원읍 조형아파트 앞 하상도로, 금남면 감성교차로 하부도로를 포함해 14개 지점 차량 통행이 한때 통제됐다. 침수·산사태 우려 지역 주민 53명이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수자원공사는 대청댐에 많은 양의 빗물이 유입되면서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초당 1천800t의 물을 방류할 계획이다

댐 하류 하천 수위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돼 추가 피해도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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