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중되는 가계빚 부담…금융당국, 전세대출 DSR 도입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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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7. 오전 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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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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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용 범위·시기 등 쟁점…"서민·실수요자 피해 최소화 방향"
금감원, '모든 대출' 대상 DSR 산정 주문…상세 정보 수집 목적


아파트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가계대출 증가세가 가파른 가운데 금융당국이 전세대출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두고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미 연초 발표한 '올해 주요 업무 추진 계획'에 전세대출에 대한 DSR 도입 방안을 담은 바 있는데, 시행 시기와 적용 범위 등이 추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 파장 고려해 단계적 추진…유주택자부터 시행 유력 7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는 연내 전세자금 대출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하는 방안과 관련해 구체적인 시행 시기와 적용 범위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전세대출 DSR 적용은) 올해 업무 계획에 들어간 내용이라 연내 어떤 식으로든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전세대출은 '서민 자금'이라는 이유로 DSR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왔다.

DSR은 대출받은 사람의 연간 소득 대비 각종 대출의 상환 원금과 이자 등의 비율이 40%(은행 기준)를 넘지 못하도록 하는 대출 규제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전세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자극된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DSR 적용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2024년 업무 계획'에서 공식화한 바 있다.

최근 들어 은행권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점점 가팔라지는 상황이라 '전세대출 DSR'이 시장 큰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세대출이 대출 규제를 적용받지 않다 보니 차주 측면에서는 여유자금이 있음에도 과도하게 대출을 일으키는 유인이 되고, 이는 전셋값 상승과 갭투자 증가, 집값 상승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다만 금융위는 실수요자와 서민들의 피해 최소화 및 주거 안정성을 위해 시행을 하더라도 충격이 적은 곳부터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에 금융위는 DSR 규제 확대 시 일단 적용 대상을 최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무주택자는 배제하고, 유주택자가 추가로 전세대출을 받는 경우 이자 상환 분에만 DSR를 포함하는 방식이 연초부터 거론된 상황이다.

금융위는 DSR 확대 적용과 관련해 구체적인 발언은 자제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대출 한도를 줄이는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을 돌연 연기하며 정책 일관성 측면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던 만큼 '전세 DSR'에 대해서는 연초 밝힌 방안에서 큰 변화를 주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부동산중개업소 매물 정보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4.6.10 [email protected]


"중도금 등도 점진적 포함돼야"…금감원, DSR 산정 개편 착수 금융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1천9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전세자금뿐 아니라 중도금·이주비 대출, 정책 모기지 등을 DSR 적용 범위에 점진적으로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박춘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지난 4월 열린 정책 심포지엄에서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대부분 주택시장과 상호작용하므로 전세자금 대출, 중도금·이주비 대출 등 주택금융을 점진적으로 DSR에 포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한국은행은 지난달 26일 금융안정보고서 기자설명회에서 가계부채 문제가 추가 확대할 경우 DSR 적용 범위를 늘리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장정수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기존 DSR을 적용할 때 예외가 많은데 전세대출, 중도금대출, 정책금융 등이 제외된다"며 "가계부채가 많이 늘어날 경우 DSR 적용 대상을 늘리는 것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금융감독원이 지난 3일 은행권에 전세대출과 정책 모기지, 중도금 등 모든 대출을 포함해 DSR을 산정해달라고 주문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금감원은 관계자는 "차주들의 상환 능력을 알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은 DSR에 포함이 되는 것, 안 되는 것이 혼재돼있어서 정확히 집계가 안 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과 은행권은 새로운 DSR 산정 방식과 시스템 구축 등을 위한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이다.

금융권에서는 DSR 적용 확대를 앞두고 사전 준비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금감원은 규제 확대 여부와는 관계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다만 금감원은 새로운 DSR 산정 방식이 장기적으로는 정책적인 판단을 내릴 때 근거 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DSR 규제를 확대 적용하면 실수요자에 피해를 준다는 이야기는 많은데 백업되는 통계가 없다"며 "DSR 산정을 미리 정교하게 해두면 구체적인 숫자를 가지고 충격이 어느 정도가 될지 등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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