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올림픽, 40도 넘는 폭염에 결국 에어컨 설치한다
2024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이번 올림픽을 역대 가장 친환경 대회로 만들겠다는 뜻을 바꿨다. 섭씨 40도에 달하는 폭염이 이어지자 선수촌 숙소에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번복한 것이다.

지난 4일(현지 시각) 프랑스 매체 유로뉴스는 “파리 올림픽은 역사상 가장 친환경적인 대회로 불렸지만, 주최 측이 에어컨 2,500대를 주문하면서 꿈이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기존에는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는 대신 지열 냉각 시스템을 활용할 예정이었다. 지하 깊은 곳에서 차가운 물을 펌프질해 실내 온도를 실외보다 최소 6도 낮게 유지하는 방식이다. 안느 이달고 파리시장은 올해 초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매우 높은 기온에서도 쾌적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에어컨이 필요 없게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올림픽 대표단 및 일부 국가의 우려를 샀다. 한여름 최고 기온이 40도를 넘나드는 프랑스 파리의 날씨를 고려했을 때 선수단 건강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반발이 거세지자 결국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각국이 자체적인 비용으로 휴대용 에어컨을 주문할 수 있도록 허용했으며, 이번 주에 2,500대를 주문했다.

주최 측은 프랑스 파리의 무더위에 따른 선수들의 수면 부족과 건강 문제를 우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올림픽 빌리지 부국장인 오거스틴 트란 반 차우는 “우리의 목표는 평생의 경기나 경쟁에 직면한 선수들에게 매우 구체적인 해법을 제공하는 것이었다”며 “그들은 일반적인 여름보다 쾌적함과 회복에 대한 요구 사항이 더 높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선수단 규모 20위 안에 드는 국가 중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아일랜드, 그리스, 호주 등 8개국이 휴대용 에어컨을 사용할 계획이다. 그중 호주 올림픽팀은 선수들의 시원함을 위해 10만 호주 달러(약 9,300만 원) 이상을 지출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대한체육회는 대표팀에 친환경 특수 냉매제를 사용한 냉조끼와 냉각 방석 등을 준비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파리 올림픽은 대회 역사상 최고 수준의 저탄소·친환경 대회를 목표로 삼았다. 2012년 런던 대회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보다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7~8월 대회 및 패럴림픽에서 배출량을 CO2 환산 158만 톤(t)으로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조직위는 이를 위해 저탄소 건축 자재를 사용하고, 새로운 경기장을 짓는 대신 기존 경기장을 개조하는 등 새 건물의 수를 줄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한편, 파리 올림픽은 오는 26일 개막해 내달 1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김민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