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경궁-종묘 잇기' 이룬 오세훈 "고품격 역사 공간으로"
송고시간2022-07-21 17:50
2010년 공사 시작해 12년 만에 복원 결실…"우여곡절 끝에 감격"
개방 행사 참석한 시민들 탄성…"눈물 날 것 같아"
(서울=연합뉴스) 김준태 기자 = 일제가 끊어놓은 창경궁과 종묘의 맥을 다시 연결하는 사업을 마무리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21일 현장을 찾아 "고품격 역사 공간이자 시민의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과거 재임 시절인 10여 년 전부터 '창경궁-종묘 연결 역사복원사업'을 추진했고, 지난해 보궐선거에 당선돼 시장으로 복귀한 뒤에는 사업에 속도를 내도록 지시했다. 공사가 시작된 2010년을 기준으로 하면 약 12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된 셈이다.
오 시장은 이날 열린 시민개방 기념행사에 참석해 "10년이 넘는 우여곡절 끝에 역사적 공간을 시민께 돌려드리게 돼 감격스럽다"고 소회를 밝혔다.
창경궁과 종묘는 원래 담장을 사이에 두고 이어져 있었으나, 1932년 일제가 '종묘관통도로'(율곡로)를 내면서 갈라놓았다. 풍수지리상 북한산의 주맥이 창경궁에서 종묘로 흘렀는데, 일제가 도로를 내면서 이를 끊어버린 것으로 해석됐다.
서울시는 이를 되살리기 위해 율곡로 밑에 터널을 뚫어 차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8천㎡가량 녹지를 조성해 끊어졌던 녹지 축을 연결했다. 또 궁궐담장과 종묘의 뒷문인 '북신문'도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복원했다.
이날 행사에는 오 시장을 비롯해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 국민의힘 최재형 국회의원, 최응천 문화재청장, 정문헌 종로구청장 등이 참석했으며 종로구 주민 16명이 함께했다.
오 시장은 이번에 복원된 사잇길에서 창경궁과 종묘를 드나들 수 없는 문제에 관해 "(창경궁·종묘를 관리하는 문화재청에서) 결심이 선 것 같다"며 "이어지는 공간을 마음껏 활보할 수 있으면 더 바랄 게 없겠다"고 말했다.
최응천 문화재청장도 "(오 시장이) 만나자마자 연결통로부터 해결해달라고 했다. 준비를 안 해왔으면 난감할 뻔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도 역사적인 공간의 복원을 크게 반기는 모습이었다.
산책로에서 종묘로 이어지는 오솔길이 모습을 드러내자 "와" 하는 탄성과 함께 박수가 나왔다. 이순애(64) 씨는 "눈물이 날 것 같다"며 "이 길을 보기까지 90년이나 흘렀구나 싶어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박명화(67) 씨는 "근처 주민들이 여럿이 와서 산책하면 좋을 것 같다"며 "(본격 개방하는) 내일도 찾아올까 생각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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