巨野 거세지는 '입법독주'…與 "거부권 강력 건의"

민주, 채상병 특검법 7월 처리 목표
민생지원금·방송3법 등도 속전속결
‘패스트트랙 단축’ 등 국회법도 발의
與추경호 “민주당 법안, 제정신 아냐”
우원식 의장, 주말까지 여야 협상 고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야당이 단독으로 구성한 22대 국회 11개 상임위원회에 사임계를 제출한 국민의힘 위원들의 자리는 비어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2일 법제사법위원회를 열어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 요구로 21대 국회에서 폐기된 이른바 ‘채상병특검법’을 상정하고 곧바로 소위로 넘겨 법안 심사에 돌입한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상임위원회 ‘보이콧’과 함께 대통령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 요구로 맞서고 있다. 민주당은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 심사 기간을 단축하는 등의 국회법을 무더기로 발의하며 거대 야당 독주 체제를 더 강화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10일 본회의에서 정청래 법사위원장을 단독 선출한 지 이틀 만에 전체회의를 열어 야당 간사 선임은 물론 법안 상정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하며 속도전에 들어갔다. 법률 제정안은 20일의 숙려 기간을 거치도록 하는 국회 관례도 뛰어넘었다. 늦어도 7월 초까지는 본회의에서 특검법을 처리한다는 목표로 법안 심사를 서두르는 것이다. 법사위 야당 간사 김승원 의원은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이 있는) 통화 기록이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인데, 대개 1년이 지나면 기록이 말소된다”며 “7월 초까지는 특검법이 통과돼야 거부권을 예상해서 (재의결까지) 타임라인이 맞다”고 했다.







민주당은 본회의 관문이 되는 법사위를 틀어쥔 만큼 민생회복지원금 특별법 등의 쟁점 법안들 역시 속전속결로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시기 대출금을 10년 이상 분할 상환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과 ‘방송 3법’도 13일 정책의원총회에서 당론화를 추진해 상임위 심사에 나설 계획이다.


우려했던 민주당의 입법 독주가 본격화하는 분위기 속에 사흘 연속 의원총회를 열고 돌파구 마련에 나선 국민의힘은 대통령 거부권 행사 건의로 맞설 뿐 속수무책인 모습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의총 이후 “민주당이 최근 제출한 입법을 보면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며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강력히 건의한다는 방침을 다시 한 번 더 확인했다”고 했다. 추 원내대표의 발언은 민주당의 독주에 사실상 거부권 행사 건의 외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국민의힘은 상임위에 불참하는 대신 자체 정책특별위원회를 가동하고 있지만 입법권이 없어 무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야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민주당이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할 상황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은 13일 본회의를 주장하는 반면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번 주 말까지 국민의힘에 시간을 주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이날 유튜브 방송에서 “우 의장은 이번 주 말까지 국민의힘이 7개 상임위원장 명단을 (제출하기를 기다리자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분명한 것은 민주당이 입법 독주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는 것이다. 당장 민주당은 국회법 개정안 4건을 동시에 쏟아내며 입법권 장악을 위한 후속 작업에도 시동을 걸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 등이 전날 발의한 개정안은 △패스트트랙 심사 기간 단축 △시행령 수정 요청권 도입 △상임위 개의 규정 완화 △국회의장 임기 연장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11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한 다음 (국회법 개정으로) 의회 권력에 날개를 달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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