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와 연결해서 판매할 수 있는 ‘세컨드 프로덕트’를 곧 발표할 것입니다.”
이동훈(사진) SK바이오팜(326030) 대표는 6일(현지 시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 2024’에서 “판매 권리를 사거나 회사를 살 수도 있다. 이미 우리 제품을 팔아달라는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를 후보 물질 발굴부터 시작해 2020년 상업화까지 성공했다. 하지만 수익 구조는 고민거리다. 현재 세노바메이트가 SK바이오팜 매출의 98%를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새로운 매출원 확보가 절실하다.
이 대표는 “지금 연구개발 중인 약물도 있지만 시간이 걸리니 허가받은 약을 바로 판매하면 훨씬 좋을 것”이라며 “뇌전증과 연관돼 있는 물질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팜은 세컨드 프로덕트뿐 아니라 사업개발(BD)·인수합병(M&A)·투자처 등을 물색하기 위해 바이오USA에서 200번의 미팅을 진행했다.
세노바메이트를 이을 혁신 신약에 대한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신약 후보로 중추신경계(CNS) 질환 파이프라인을 주목하고 있는데 특히 파킨슨병 치료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CNS 치료제에서 ‘넥스트 세노바메이트’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 5년간 뇌전증과 관련해 한두 개, 중추신경계 관련해 한두 개, 항암 분야 두세 개의 포트폴리오를 갖출 방침”이라고 전했다.
항암제 포트폴리오 중에서는 표적단백질분해기술(TPD)과 방사성의약품(RPT)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알파선을 방출하는 방사성동위원소를 활용한 RPT 후보 물질에 대해 3년 이내 임상시험에 들어갈 계획이다. 베타 방사성동위원소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현존 RPT와 비교해 에너지가 높아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살상할 수 있고 정상 조직에는 영향이 적다. 이 대표는 “TPD와 RPT는 글로벌 경쟁사들과 같은 속도로 갈 수 있다”며 “자금은 세노바메이트, 인력은 LS랩스, 물질은 자체 개발하거나 오픈이노베이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SK바이오팜은 미국 다음으로 중국을 중요 시장으로 보고 있다. 중국 합작사 이그니스테라퓨틱스에 2021년 세노바메이트를 시작으로 올 4월 비마약성 통증 치료제 후보 물질까지 6개 물질을 이전했다. 세노바메이트에 대해서는 한국·중국·일본 지역 임상 3상을 공동 진행 중인데 마무리되는 대로 상업화를 추진한다. 이 대표는 “지역별로 임상시험을 따로 하고 중국 내에서만 판매하는 것”이라며 “중국에 수출하기 위한 용량을 따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받았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의 판매 호조로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창사 이래 첫 연간 흑자도 예상된다. 올해 세노바메이트의 예상 매출은 4500억 원 수준이다. 2029년에는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며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