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라인 합작, 印尼 '라인뱅크' 출범(종합)

국내 첫 ‘은행 빅테크’ 디지털뱅킹 서비스
하나 금융 노하우 라인 플랫폼, 동남아 공략
印尼, 신남방 거점… 디지털 뱅킹 성장성도 커



하나금융그룹이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과 협업한 인도네시아 디지털 은행 ‘라인뱅크(LINE Bank by Hana Bank)’가 11일 공식 출범했다. 국내 은행이 빅테크와 협력해 해외에 디지털뱅킹 서비스를 시작한 첫 사례다.


하나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과 라인의 글로벌 금융 자회사 라인파이낸셜아시아가 만든 인도네시아 라인뱅크는 태국 ‘라인 BK’, 대만 ‘라인뱅크’에 이어 세 번째로 출시된 라인의 디지털뱅킹 플랫폼이다. 라인파이낸셜아시아는 지난 2018년 10월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의 지분 20%를 취득하고 하나은행과 라인뱅크 출시를 위해 협력해왔다.


인도네시아 라인뱅크는 막강한 플랫폼을 지닌 테크 기업의 기술력과 금융사의 전문성이 결합해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국내에서 카카오의 카카오뱅크가 시중은행을 위협할 만큼 성장했고 토스의 토스뱅크도 최근 인허가를 획득했다. 중국에서도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각각 위뱅크, 마이뱅크를 운영하고 있다. 라인뱅크도 라인 이용자가 많은 태국과 대만에서 각각 카시콘은행, 푸본상업은행과 함께 협력해 이미 1·2호 인터넷은행을 선보였다.


동남아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는 하나금융그룹에게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지역의 핵심 거점이다. 하나금융은 필리핀, 싱가포르, 베트남 등에도 진출했지만 인도네시아에는 법인·지점만 70곳 이상을 두고 수익도 꾸준히 내고 있다. 이미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의 모바일뱅킹이 현지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 라인과 손잡고 선보이는 인터넷은행 라인뱅크는 하나은행의 인도네시아 성장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도네시아의 인구·지리적 특성도 라인뱅크가 진출하는 배경이 됐다.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2억 6,000만여 명으로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이다. 문제는 아직까지 약 60%의 인구가 은행 계좌가 없을 정도로 뱅킹 서비스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인도네시아는 총 1만 6,000개가 넘는 섬으로 구성된 지리적인 특성도 있어 은행의 오프라인 영업이나 관리도 쉽지 않다. 이런 가운데 인도네시아 국민들이 즐겨 사용하는 라인 메신저를 기반으로 라인뱅크는 플랫폼의 경쟁력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김영은 라인파이낸셜아시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인도네시아는 지리적 특성상 디지털뱅킹 플랫폼을 통한 뱅킹 서비스 가용성과 편의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는 나라 중 하나다”라고 강조한 것도 같은 이유다.


하나금융은 라인의 브랜드 인지도, 현지 시장에서의 디지털 사업 경험 등을 활용해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디지털 사업을 확대하고 현지 특성에 맞춘 금융 상품과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라인뱅크는 수신 서비스를 우선 선보이고 향후 △대출 상품 △대출 관련 제휴 확대 등 지속적인 서비스 확장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글로벌 모바일 플랫폼인 라인과 함께 디지털뱅킹 서비스를 제공해 현지 고객 기반 확대와 은행 브랜드 인지도 향상이 기대된다"며 "향후 개인 대출 상품 론칭 등 서비스 영역 확장을 통해 더 많은 고객들이 차별화된 디지털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광수 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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