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폭락우려" 대책촉구

소비급감으로 올재고량 1,000만석 초과예상최근 쌀 소비가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올 재고량이 1,000만석을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농협중앙회가 쌀값폭락이 우려된다며 범정부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농협조합장 9명으로 구성된 농협 농산물수매대책위원회는 21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충정로 농협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달 앞으로 다가온 수확기에는 재고과잉으로 쌀값 폭락이 예상된다"며 "정부가 하루빨리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원들은 "WTO협정이후 정부의 추곡수매량이 절반정도 줄어든데다 비수확기에도 쌀값이 오르지 않아 미곡종합처리장(RPC)의 도산이 속출하는 등 민간유통기능마저 마비상태에 있다"며 "이대로 가면 올 가을 농가들이 쌀을 팔지 못해 농가경제의 불안이 초래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190여개에 달하는 농협 미곡종합처리장은 수확기에 쌀을 매입했다가 나중에 쌀값이 오르면 시중에 방출해 왔으나 최근에는 비수확기에 쌀값이 거의 오르지 않아 수백억원의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 이런 현상이 쌀 소비의 급격한 감소와 재고누적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있다. 우리나라의 지난 96년 104.9㎏에 달하던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99년 96.9㎏으로, 지난해에는 94㎏으로 급격하게 줄어든 반면 재고량은 99년 501만5,000석에서 지난해 749만5,000석으로 늘어난데 이어 올해는 1,118만2,000석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책위원들은 "이런 상황에서 RPC가 쌀을 매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향후 쌀 수급여건이 개선될 때까지 정부양곡 방출 중단 ▦추곡수매량의 시장격리 ▦시장초과물량 해외원조용 활용 ▦쌀 생산조절을 포함한 장기대책 마련 등을 정부에 촉구했다. 한편 농협이 중앙대 산업경영연구소에 용역의뢰한 '양곡 생산ㆍ소비ㆍ유통구조의 변화에 따른 미곡종합처리장 운영 및 양곡정책방향' 중간보고서에 따르면 올 가을 수확기 이후 쌀값을 시장기능에 맡길 경우 1가마에 2만원 정도 떨어져 전체 쌀 농가소득이 작년에 비해 1조원 가량 감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 보고서는 올해 가을 쌀 농가판매가격은 지난해 평균 판매가격(80㎏기준 15만9,252원)에 비해 13.9%가 하락한 13만7,022원~13만1,433원으로 것으로 쌀 농가소득은 9,609억∼9,963억원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철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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