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영실적 급속 악화

이라크전쟁과 북핵,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의 영향으로 기업들의 경영 실적이 급속도로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기업들의 경기예측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월 실적 BSI(기업경기실사지수)가 87.7을 기록, 6개월 연속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고 1일 밝혔다. 이는 기업들의 실제 경영 실적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5월 BSI는 108.1로 전월에 비해 17.9포인트 상승했으나 계절적 추세를 제거한 계절조정지수는 90.2를 기록해, 지난 98년 5월(63.5) 이후 5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BSI가 100을 넘으면 이달의 경기가 전달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그렇지 않다는 기업보다 많다는 뜻이며 100 아래면 그 반대의 의미다. 전경련 관계자는 “5월 BSI 조사시점이 지난달 21일부터 25일 사이로 이라크전쟁이 종결되고 북핵과 관련 다자간 협상을 전후한 시점이어서 낙관적 견해가 표출됐다”며 “그러나 북핵문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사스가 국내에 상륙하는 등 불안정 국면이 다시 전개되면서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심하게 출렁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월별 BSI추이를 보면 89.3(2월)→109.0(3월)→90.2(4월)→108.1(5월) 등 널뛰기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전경련은 기업 체감경기의 변동성이 이처럼 심해지는 점을 감안, ▲북핵문제의 경우 한ㆍ미간 공조를 토대로 시나리오별 대응태세를 갖추고 ▲부채비율 100% 이하때 출자총액제한제에서 졸업할 수 있게 하는 등 시장경제 원칙에 바탕을 둔 개혁을 펼쳐 정책의 불확실성을 제거해줄 것을 정부에 주문했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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