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순익 10분의 1이하로 '뚝'

부채는 28% 늘어 177兆… 한전 2兆9,000억 순손실
24곳 작년 실적 5년來최악
토공은 순익 1兆2,000억


지난해 우리나라 공기업의 순이익이 전년 대비 10분의1 이하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전력은 2조9,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전체 수익성 악화에 직격탄을 날렸다. 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전 등 24개 공기업의 지난해 경영실적은 총매출 95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조5,000억원(22.5%) 늘었지만 순이익은 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4조9,000억원(93.6%)이나 줄었다. 이는 관련 지표를 작성하기 시작한 지난 2003년 이후 최악의 수준이다. 총자산은 사업확장의 영향으로 309조8,000억원에 달해 전년 대비 42조3,000억원(15.8%) 증가했으나 총부채는 177조1,000억원으로 38조7,000억원(28%) 불어났다. 부채비율 또한 133.2%로 2003년 이후 최대다. 공기업들이 몸집을 계속 불렸지만 효율적인 경영이나 부채 관리에는 소홀했다는 방증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고유가의 영향으로 에너지 공기업의 실적악화가 두드러졌다. 에너지 부문 기업 매출은 58조원으로 12조7,000억원 늘었으나 순손실은 2조5,000억원에 달했다. 특히 한전은 매출이 31조5,000억원으로 2조5,000억원 증가했으나 전력구입비 6조4,000억원 증가, 자회사 손실 1조8,000억원 증가로 순이익이 4조5,000억원 감소해 순손실이 무려 2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부동산 공기업의 매출은 17조6,000억원으로 3조5,000억원 늘었고 순이익은 1조6,000억원으로 6,000억원 줄었다. 토지공사는 신도시 상업지구 개발 이익 등으로 매출이 2조2,000억원 늘어 순이익이 1조2,000억원에 달했다. 주택공사도 주택사업 확장으로 매출 1조5,000억원, 순이익 3,000억원을 기록했다. 교통ㆍ수송 공기업은 4,000억원 증가한 10조7,0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순이익은 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00억원 늘었다. 부채와 자산의 경우 에너지 공기업은 15조원의 자산이 증가했으나 부채가 15조9,000억원으로 부채비율이 99.2%에 달해 전년 대비 30.9%포인트나 급증했다. 원재료 구입비용과 운영자금을 외부 조달하면서 차입금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가스공사는 가스요금 인상이 지연됨에 따라 차입금이 늘어 부채비율 438.0%로 210.1%포인트 급등했고 지역난방도 초기투자를 위한 차입금 증가로 부채비율이 232.9%로 늘었다. 부동산 공기업은 사업 확장으로 자산이 21조원, 부채가 18조8,000억원 증가해 부채비율은 373.3% 수준이었다. 최규연 재정부 국고국장은 “유가와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한전 실적이 크게 악화돼 전체 순이익도 감소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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