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목건축업 면허 1호 기업인 삼부토건이 12일 전격적으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13일 만기도래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을 갚지 못하게 되자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는 이날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사유로 삼부토건이 회생절차 개시 신청서를 접수, 보전처분 및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삼부토건은 최근 도입한 패스트트랙 대상은 아니지만 최대한 신속하게 대표자 심문, 현장검증을 거쳐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삼부토건은 지난해 시공 평가액 9,875억원으로 도급순위 34위의 중견 건설업체다. 특히 삼부토건은 국내 토목건축업 면허 1호 기업이라는 상징성에다 진흥기업ㆍLIG건설에 이은 중견 건설업체의 잇따른 워크아웃 및 법정관리 신청이어서 건설업계의 위기감은 한층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업체들의 자금조달길이 막혀 중견기업은 물론 대형 건설업체도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부토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은 부동산 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자금난이 심화됐기 때문으로 13일 만기가 돌아오는 헌인마을 PF대출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무허가 판잣집이 많은 헌인마을을 고급 주거단지로 개발하는 이 사업을 위해 삼부토건은 동양건설산업과 공동으로 4,270억원의 PF대출을 받았지만 사업 장기화와 주택 경기 침체로 탈출구를 찾지 못했다. 헌인마을 사업은 지난 2002년부터 9년째 표류하고 있다. 이에 앞서 대주단은 이날 시공사인 삼부토건 및 동양건설산업과 13일 만기가 돌아오는 서울 헌인마을 PF대출 4,270억원에 대해 만기연장 여부를 논의했다. 이번 사업에 참여한 대주단은 우리은행 등 총 20개 금융회사들로 구성됐다. 대주단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삼부토건과 만기연장을 위한 담보제공에 대해 협의를 벌이고 있었는데 전격적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해 당혹스럽다”고 전했다. 한편 삼부토건은 지난달에만 727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을 발행한 것으로 알려져 LIG건설과 비슷한 도덕성 시비가 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