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선물] 알토란 선물로 정 듬뿍 나누세요


올해 설 선물세트는 장기불황의 여파로 '중저가'와 '실속형' 트렌드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2만~5만원대의 중저가 제품과 복합형 세트 등 실용적인 선물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주부 350명에게 설 소비계획을 물어본 결과 지출규모를 작년보다 줄일 것이라는 응답이 전체의 44.3%를 차지했다. 작년과 비슷할 것이라는 답도 44.9%였으며 확대할 것이라는 응답은 10.8%에 그쳤다. 설 소비를 줄이는 이유로는 '물가 상승'(41.9%)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만큼 소비자들이 경기불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증거다.

특히 식품업계는 명절 판매량이 평소 매출의 2~3배를 차지하는 것을 감안해 총력전을 벌일 태세다.

최대 식품기업인 CJ제일제당은'실속형' 선물세트를 앞세워 5,000억원 규모(업계 추정)의 가공식품 선물세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실속형 소비패턴 추세에 발맞춰 2~5만원대의 중저가 선물세트에 주력, 실제 쓰임새가 많은 다양한 품목들로 구성한 복합형 선물세트의 비중을 강화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경기 부진 및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중 저가이면서도 실용적인 가공식품 선물세트가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유통업체들도 고객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중저가 선물의 종류와 물량을 지난해 설이나 추석보다 늘리고 예년보다 이른 설맞이로 대응하고 있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의 설 선물 예약 판매가 지난해보다 1주일가량 앞당겨졌다. 불황으로 닫힌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사전 예약제 등을 활발하게 실시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4일부터 점포별 상담코너를 마련하고 '2013 설 선물 사전예약판매'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사전 예약 판매 기간보다 나흘이나 늘린 롯데백화점은 정육, 굴비, 과일, 주류 등 170여 품목을 5~50%까지 할인 판매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예약판매를 활용하면 할인과 각종 혜택을 미리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대형마트들도 가격 경쟁력이 높은 실속형에 주력하면서 선물세트의 물량과 품목을 작년보다 늘렸다. 이마트는 1만~3만원대 저가 선물세트의 매출구성비를 작년 설의 32%에서 올해는 43%로 늘렸다. 지난 4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 예약판매에서 주요 저가 선물세트 중 양말세트(1만원 이하) 조미료(1만9,800원) 김세트(1만9,800원) 등의 판매는 작년 설 직전 같은 기간보다 각각 27.2%, 32.2%, 56% 증가했다.

롯데마트 역시 만원대 실속형 혼합과일 선물세트인 '통큰 사과배 선물세트' 물량을 작년보다 2배 늘려 6만세트를 판매하고 1만원 전후의 가공식품 선물세트를 작년보다 2배 늘리기로 했다. 롯데마트는 지난 4~17일 설 선물 예약판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 1만원대 저가 선물세트 비중이 34.7%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6.7%보다 5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특히 1만원대 초반 또는 미만인 생활용품 세트가 전체 물량 중 26.8%를 차지하며 강세를 보였다. 샴푸ㆍ치약ㆍ비누를 모은 9,900원 초저가 실속세트 매출은 4배 이상 늘어 일부 제품은 조기 품절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홈플러스는 과일, 김, 식용유, 블루베리, 전병, 양말세트 등 100여개 실속 선물세트를 1만원 이하로 구성한 '만원 스타일'을 선보였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 중저가 실속형 선물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선택의 폭을 넓게 가질 수 있도록 실속형 품목의 물량을 늘려 준비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도 고급 선물세트의 프리미엄화는 계속되고 있다. 특히 호텔업계의 프리미엄 선물들이 눈에 띈다. 3,300만원짜리 위스키에 호텔 임직원이 직접 전달하는 VIP 배송서비스, 전문가가 엄선한 150만원짜리 특등급 명품한우 세트 등 고가의 명품선물 세트들도 소비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