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종일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은 30일(현지시간) 미국 위싱톤에서 “북한 핵 문제 논의를 위한 북한-미국-중국의 3자 회담에 한국이 추가로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 고집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그동안 3자 회담에 직업 참여하지 않을 경우 실질적 진전은 없다고 주장해온 외교부 입장과는 정면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미국은 북한의 비상조치 발언에 대해 별로 새로울 것이 없는 내용이라고 일축했다.
◇3자 회담 참여 입장차 논란=미국 워싱턴을 방문중인 라종일 보좌관은 이날 “정부는 회담형식은 신경을 안 쓰고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한다”면서 “3자건, 양자건, 다자건 간에 실질적인 진전이 중요하지 여기에 참여하나, 안하나, 우리가 얼마나 주도적인 역할을 하나 이 점에 관해서는 우리는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윤영관 외교장관이 한국의 참여를 주장한 것과 관련 “우리가 회담의 당사자가 된다는 것은 당연하지만 우리가 이것을 고집해서 회담의 성립이나 진전에 방해된다면 그렇게 안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 정부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미국이 후속 3자 회담에 대한 결정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회담 참여 고집을 부리지 않겠다고 전한 것은 과거처럼 회담에는 끼지 못하고 나중에 돈만 내는 최악의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 북 경고 새로울 것 없다= 미 백악관은 30일(현지시간) 북한이 유엔이 북한문제에 개입하면 “비상시에 취할 행동을 예견해야 할 것”라고 경고한데 대해 “별로 새로울 것이 없다”고 일축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은 과거에도 격앙된 성명을 낸 적이 많다”면서 “사실 그들은 1994년에도 바로 그런 성명을 발표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북한이 자극적인 말을 하는 것은 하나의 패턴”이라며 “그런 말은 한반도 평화를 증진시키는데 기여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단계 참여는 궤변" 野 "경위설명 입장 철회를"
한나라당은 라종일 국가안보보좌관의 발언에 대해 `충격`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배용수 부대변인은 1일 논평을 통해 “지난달 15일 베이징(北京) 3자회담이 발표된 직후 정부는 한국이 참여하지 않는 회담에 대해선 책임지지 않겠다는 확고한 입장을 표명하고도 이처럼 갑자기 입장을 바꾼 것에 어리둥절 하다”고 밝혔다. 배 부대변인은 “`마지막 단계에서 참여` 운운한 것도 정작 흥정에선 배제되고 계약서에 도장만 찍겠다는 궤변”이라며 “정부는 즉시 경위를 설명하고 이 같은 입장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민열기자 my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