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하지 않는 실업자에게 지원하는 구직급여(실업급여) 평균 지급액이 월 170만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 상승과 맞물려 실업급여 제도의 근본적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1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인당 평균 구직급여는 170만 40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6%(9만 6000원) 증가했다. 이는 1인 가구 최저생계비(71만원)의 2.4배에 달하는 규모다.
주목할 만한 점은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가 8만 9500명으로 역대 10월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12.4% 증가한 수치다. 건설업 경기 침체로 인한 일용직 신청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실제 구직급여 수급자는 58만 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7% 증가했으며, 총 지급액은 1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1~10월 누적 지급액은 이미 10조원을 돌파했으며, 연말까지 12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박지순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구직급여 수급이 목적이 되어 취업 의지가 저하되는 현상이 우려된다"며 "수급 요건 합리화를 통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6회 이상 구직급여 수급 시 지급액을 50% 삭감하는 내용의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그러나 청년층 지지율을 의식한 여야 모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법안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우려되는 점은 고용보험기금의 재정 악화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실업급여 계정 유지를 위해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차입한 금액이 7조 7000억원에 달하며, 내년 말에는 2조 675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한편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층이 41만 6000명에 달해, 구직급여가 청년 실업 문제 해결에 실효성 있는 대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복수급 제한이 없는 현행 제도가 청년층의 구직 의욕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