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단독] 삼성-네이버, 마하1까지만 개발...AI 동맹 숨고르기

마하1 이후 파트너십 변화 전망

새 협업기업 물색 속도 높이고

회사 내부선 AI SOC팀 육성도

올해 엔비디아 점유율 하락 속

'웜홀' 등 글로벌 경쟁작 잇따라

오픈AI ‘달리3’로 생성된 이미지오픈AI ‘달리3’로 생성된 이미지




인공지능(AI) 가속기 개발을 위해 협력해온 삼성전자와 네이버가 ‘마하1’을 끝으로 협력에 마침표를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와 소프트웨어(SW) 부문에서 국내 1위 기업 간 협업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추가 개발은 각자도생의 길을 걷기로 하면서 양측은 다른 협력 파트너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1일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네이버는 마하1 개발을 끝으로 AI 반도체의 공동 개발을 위한 협력을 사실상 마치기로 했다. 마하 시리즈는 삼성전자가 개발하고 있는 AI 가속기다. AI 모델을 훈련하고 추론하는 데 필요한 AI 인프라의 대부분은 현재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장악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반도체 회사들은 비싸면서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엔비디아 GPU를 대체할 수 있는 저렴하면서도 AI 컴퓨팅에 특화한 AI 가속기 개발에 뛰어들어 엔비디아 독점 구도를 깨뜨리려 하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네이버의 손을 잡고 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두 회사는 현재 개발 중인 마하1까지는 협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해당 제품 개발 과정에서 네이버의 개발력이 많이 투입됐고 제품의 아키텍처 역시 네이버 서비스와 궁합이 좋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규모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마하1을 자사 데이터센터에 적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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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의 한 관계자는 “마하1은 네이버 개발 비중이 높고 만들어져도 사실상 네이버 외에는 사용하기가 쉽지 않을 칩이기에 네이버에 판매까지는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네이버와 협력을 이어가고 있으며 향후에도 좋은 칩 개발을 위해 협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새 파트너 찾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가속기 개발 경쟁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사용성 높은 제품을 조금이라도 빨리 만들어내야 초기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만 해도 클라우드, 대규모언어모델(LLM) 중심이었던 생성형 AI 기술 트렌드가 올해는 이미지·영상·온디바이스 등으로 확산하는 등 기술 흐름이 하루가 다르게 급변해 자칫 로드맵이 틀어지면 주도권을 내줄 수 있다. 삼성전자는 파트너사 물색과 함께 내부적으로는 마하 시리즈 개발을 담당하는 시스템LSI 사업부 내에 AI SOC팀을 키우고 있다.

경계현 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은 3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일부 고객들은 1T(테라) 파라미터 이상의 큰 애플리케이션에 마하를 쓰고 싶어 한다. 생각보다 더 빠르게 마하2의 개발이 필요한 이유가 생긴 것이다. 준비를 해야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엔비디아의 아성이 아직은 굳건하다는 평가지만 이를 대체하려는 기업들의 기세 또한 만만찮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AI 서버 인프라 시장에서 지난해 67.6%를 기록했던 엔비디아의 점유율은 올해 63.6%로 낮아지는 등 변화의 조짐도 감지된다. 이 기간 자체 AI 가속기를 탑재한 서버는 23.6%에서 25.3%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주목을 받는 AI 가속기 제품도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AMD·테슬라 등을 거치며 반도체 설계의 전설로 불리는 짐 켈러가 수장으로 있는 텐스토렌트는 최근 축소 명령어 집합 컴퓨터(RISC-V) 기반의 AI 가속기 ‘웜홀’의 사전 주문을 시작했다. 성능은 엔비디아의 주력 GPU인 H100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가격이 20분의 1 정도로 경쟁력 있다.

3분기 출시를 앞둔 인텔의 ‘가우디3’ 역시 막바지 담금질을 진행하고 있고 네이버 등 파트너사들과 함께 관련 SW 생태계 확충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엔비디아를 제치고 애플에 자사 가속기인 ‘텐서처리유닛(TPU)’을 제공하는 구글은 물론 메타 등도 차세대 제품을 위해 개발력을 집중 투입하고 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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