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지분율 9.7%→17.7%로…㈜한화 2대 주주로 영향력 확대

◆한화에너지, ㈜한화 공개매수

삼형제 한화에너지 100% 보유

김동관 등 승계작업 지렛대 역할

공개매수로 지배구조 개편 방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5월 20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방산 부문 창원사업장을 방문해 사업장에서 생산하는 주력 제품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5월 20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방산 부문 창원사업장을 방문해 사업장에서 생산하는 주력 제품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에너지가 ㈜한화 공개매수를 단행한 배경에는 책임경영뿐만 아니라 최근 한화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있다. 오너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 매입을 통해 3형제의 지배력을 늘리면서 자연스럽게 승계 작업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 지분(지난해 12월 31일 기준)은 김승연 회장이 22.65%로 최대주주이고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4.91%),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2.14%),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2.14%) 등 3형제가 일부 보유하고 있다. 또 한화에너지(9.70%), 국민연금공단(7.40%), 고려아연(7.25%), 소액주주(43.09%) 등이 주요 주주다.

이번 공개매수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한화에너지는 지분율이 9.70%에서 17.7%로 높아져 김 회장에 이어 2대 주주의 위치에까지 오르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김 부회장이 한화에너지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어 한화 지분을 늘리는 만큼 지배력이 커진다”며 “궁극적으로는 30% 선까지 높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의 한화에너지는 2017년 한화S&C가 물적 분할해 탄생한 모회사 에이치솔루션을 2021년 흡수합병해 만들어졌다. 지금까지 지분구조는 3형제가 100%를 보유한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2021년 다섯 차례에 걸쳐 한화 보통주 85만 6699주를 매입해 한화 지분율을 7.33%로 높인 바 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공개매수 가격은 직전일 종가 대비 프리미엄이 7% 정도로 최근 진행된 다른 공개매수 대비 낮은 편”이라며 “한화에너지가 이번에 목표한 지분 8%를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화에너지는 빠르게 성장하며 현금 창출력도 좋아 승계 작업의 지렛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과 장단기 금융상품 합계액은 6조 2805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액은 4조 7110억 원, 영업이익은 2150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국내에서는 열·전기를 공급하는 집단에너지 사업을, 미국 등 해외에서는 태양광 사업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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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개매수를 통해 지배구조 개편에 방점을 찍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화그룹은 올 들어 그룹 내 혼재된 사업을 주력 계열사에 통합하고 각 사업의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본격화했다. 실제 ㈜한화를 지배구조 정점에 놓고 건설·글로벌·모멘텀 등 3개 부문을 중심으로 계열사 재편을 서두르기로 했는데 올 4월 한화 이사회를 거쳐 모두 확정했다.

건설 부문 내 해상풍력과 글로벌 부문 플랜트 사업은 한화오션으로 넘기기로 했다. 또 한화의 100% 자회사로 신설되는 한화모멘텀은 물적 분할해 2차전지 장비 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독립 경영에 나선다. 태양광 사업 재편도 이뤄진다. 한화솔루션이 한화가 가지고 있던 태양광 장비 사업을 이어받는 형태다.

장기적으로는 김 부회장과 김 사장, 김 부사장 등 3형제로의 지분 승계와 그룹 분할 등의 구상도 담겨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에너지·방산·조선 등 그룹의 본체는 김 부회장, 생명·손해보험·증권 등 금융 계열은 김 사장, 호텔·레저·유통 계열은 김 부사장이 각각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황정원 기자·이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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