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7개국(G7) 중 가장 먼저 금리 인하에 나섰던 캐나다의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가 쉽게 진정되지 못하는 분위기가 나타나자 내달 추가 금리 인하를 점치는 시각도 줄어드는 양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캐나다 통계청은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2.9% 올랐다고 25일(현지 시간) 밝혔다. 시장에서는 당초 2.6%의 상승을 예상했지만 실제 집계 결과는 이보다 0.3%포인트 높았다. 5월 CPI를 전월과 대비하면 0.6% 상승으로 조사돼 이 또한 시장 예상치(0.3%)의 두 배에 달했다. 캐나다중앙은행(BOC)이 선호하는 중간값(median) CPI는 전년 대비 2.8%, 절사평균(trimmed-mean) CPI는 2.9% 상승으로 나타났다. 서비스물가가(4.6%) 등이 오르면서 전체 물가 지수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캐나다는 G7 중 가장 먼저 금리 경로 변경에 나선 국가다. BOC는 인플레 압력이 점차 완화되고 있다는 판단에 이달 5일 금리를 기존 대비 25bp(1bp=0.01%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지표는 그간의 당국의 설명과는 다소 배치된다는 분석이다. 이에 내달 24일 예정인 통화정책 회의에 적지 않은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BOC의 물가 목표인 1~3% 범위 내 머물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플레이션 속도가 빨라진다고 판단되면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WSJ은 “정책입안자들은 주요 인플레이션 지표가 5월에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게 될 것”이라고면서 “BOC는 지난 2022년 8%를 넘어가던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해 2년 이상의 노력을 들였는데 다시 위험을 감수하고 싶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통계청 발표 이후 시장에서 보는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크게 줄었다. 시장에서 평가하는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약 40%로 직전 60%에서 수치가 떨어졌다. 몬트리올은행의 거시전략가인 벤자민 레이츠는 “인플레이션 경로가 여전히 불균등하며 이는 금리 인하 경로도 순조롭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7월 인하를 배제할 수는 없지만 확률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다만 이번 지표만으로 중앙은행 행보를 예측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설명도 있다. 추세상 나타나는 변화인지 여부를 추가로 살펴야 한다는 해석이다. 데자르뎅캐피털마켓의 전략가 로이체 멘데스는 “지난 몇 달 동안 물가 압력이 예상보다 많이 낮아졌기 때문에 이번 수치는 일부 회복을 의미할 수도 있다”면서 “차후 금리 결정 이전에 다른 데이터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