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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리포트] 살인 청부와 격정 로맨스 ‘히트맨’

매디슨(아드리아 아르호나)과 게리 존슨(글렌 파월)의 남다른 케미가 불꽃 튀는 사랑을 겹겹이 쌓인 비밀과 거짓말로 흥미진진하게 끌어간다. 사진 제공=Netflix매디슨(아드리아 아르호나)과 게리 존슨(글렌 파월)의 남다른 케미가 불꽃 튀는 사랑을 겹겹이 쌓인 비밀과 거짓말로 흥미진진하게 끌어간다. 사진 제공=Netflix




글렌 파월의 시대가 열렸다. ‘탑건: 매버릭’에서 행맨역으로 할리우드 대세가 된 글렌 파월이 영화 ‘히트맨’에서는 천의 얼굴을 가진 ‘심쿵남’으로 변신한다. 오는 7월 개봉하는 리 아이작 정 감독의 재난 영화 ‘트위스터스’에서는 두려움을 타고 다니는 토네이도 랭글러 타일러 오웬스역으로 등장한다.



넷플릭스 영화 ‘히트맨’은 글렌 파월이 주연을 맡았고 텍사스 고향 지기인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과 공동으로 각본도 집필했다. ‘히트맨’에서 글렌 파월의 본캐는 사랑하는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사는 안경을 쓴 온화한 성격의 교수 게리 존슨이다. 그러나 부캐로 뉴올리언스 경찰서에서 살인 청부업자(히트맨) 행세를 하는데 의외의 돈벌이에서 숨은 재능을 발견해 멀티 페르소나를 기막히게 소화해낸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여성 의뢰인을 만나 마음을 빼앗겨 버린다. 바로 푸에토리코 출신 배우 아드리아 아르호나가 연기한 매디슨이다. 그녀 역시 게리가 창조한 살인 청부업자 페르소나 중 하나인 섹시한 ‘론’에게 반하고, 두 사람의 격정 로맨스는 연기, 속임수, 증폭하는 위험의 연쇄반응을 일으킨다.



지난 4월 넷플릭스 투둠 극장에서 열린 특별 상영이 끝난 후 이어진 질의 응답에서 글렌 파월은 “팬데믹 초기 우연히 월간지 ‘텍사스’에서 스킵 홀랜드워스의 ‘히트맨’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곧바로 매력적인 캐릭터로 와닿았다. 실제로 게리 존슨은 심리학 교수이자 수십 년에 걸쳐 60여 명을 체포하는 데 도움을 준 언더커버 경찰이었다. 오디오비디오 장비를 만들기도 하고 조류학자이자 선불교 신자였는데 ‘현장의 로렌스 올리비에’로 불리는 카멜레온 같은 사람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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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히트맨’의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가운데)이 매디슨(아드리아 아르호나)과 게리 존슨(글렌 파월)과 촬영 현장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 제공=Netflix영화 ‘히트맨’의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가운데)이 매디슨(아드리아 아르호나)과 게리 존슨(글렌 파월)과 촬영 현장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 제공=Netflix


글렌 파월은 “곧바로 릭(리처드 링클레이터)에게 전화를 걸어 ‘히트맨’이라는 흥미진진한 기사를 읽었다고 말했다. 릭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네가 중학생일 때 그 기사를 읽었다’며 웃더라. 그리고는 머릿 속에 계속 떠올랐던 이야기였는데 내 전화를 받고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알고보니 몇년 동안 스킵(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 영화과 ‘버니’ 각본 작업을 함께 했다)과 이야기를 나누고 몇 차례 미팅도 가졌지만 잘 되지 않았다고 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오랜 공동 작업자와 함께 시나리오를 쓰는 것이 평생의 꿈이었다는 그는 팬데믹 기간이었기에 링클레이터 감독과 거의 매일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느 순간 ‘릭으로부터 그냥 함께 쓰자’는 말을 들었을 때는 날아갈 듯 기뻤다고 밝혔다.

글렌 파월은 “14세 때 처음으로 릭과 함께 작업했다.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는 강한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지금도 릭을 똑같이 바라본다.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영화 세트장에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음에 감사한다”고 뿌듯함을 내비쳤다. 글렌 파월은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과 ‘패스트 푸드 네이션’(2006)으로 처음 만나 ‘에브리바디 원츠 썸!!’(2016)과 ‘아폴로 10½: 스페이스 에이지 차일드후드’(2022)에 이어 네 번째 작업을 마쳤다. 그는 “우리 둘은 각본 작업 과정에서 서로의 최고를 끌어낼 수 있었다. 장르를 넘나들며 스릴 넘치는 놀이기구를 타는 것 같았다”고 표현했다.

영화 ‘히트맨’은 가짜 청부살인업자와 잠재 고객 매디슨은 만나자마자 서로에게 불꽃이 튀지만 겹겹이 쌓인 비밀과 거짓말이 속임수가 되어 이들의 로맨스를 뒤흔든다. 물론 스크루볼 코미디(1930~50년대 미국에서 유행한 로맨틱 코미디의 원형)를 차용한 영화 답게 결국은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 해피 엔딩으로 끝나는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지만 정체성이라는 주제를 영리하게 풀어낸 실존주의 코미디로 ‘관계’에 대해 생각케 한다.

/하은선 미주한국일보 편집위원·골든글로브협회(GGA)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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