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물·화제

'미국 넘볼 태세'…중국 우주산업, 초고속 발전 이유는?[김광수의 中心잡기]

2025년, 상업 우주여행 뛰어들 전망

머스크 이어 제2의 스페이스X 노린다

중국 정부 적극 육성에 산업화 가속도






우주를 향한 인류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달을 향해 쏘아 올린 우주선부터 시작해 이제는 일반인들도 우주여행이 가능해진 시대가 됐습니다. 우주여행이라는 말이 꿈이 아닌 현실이 된 거죠.



인간의 마지막 개척지인 우주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세계 최고의 재벌들이 이끌고 있는데요. 작년 7월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은 자신이 창업한 버진 갤럭틱의 우주선을 타고 86km상공까지 올라갔습니다. 며칠 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도 자신의 우주 기업 블루오리진 로켓으로 고도 107km까지 비행했습니다.

둘의 비행이 우주로 잠시 날아가 무중력 상태에 가까운 우주를 맛본 것이라면 본격적인 우주여행 시대를 연 것은 테슬라의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입니다.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작년 9월15일 처음으로 민간인들만 탑승한 우주선을 하늘로 발사했습니다.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발사된 우주선 '크루 드래건'은 사흘간 575km 상공에서 지구 주위를 돌다가 착륙했죠.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잭먼을 포함한 4명은 6개월간의 훈련을 거쳐 무사히 우주를 여행하고, 플로리다주 인근 대서양 바다로 귀환했습니다.

순조롭게 우주여행이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기술의 제약과 안정성 문제로 상업 우주여행은 생각만큼 빠르게 이뤄지고 있진 않습니다. 버진 갤럭틱은 올해 초 보증금 15만 달러를 포함해 45만 달러에 우주여행 티켓을 판매한다고 밝혔지만 아직 서비스는 진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도 2025년부터 우주여행 가세


미국과 영국의 우주관광 경쟁 속에 중국도 뛰어들 태세입니다. 최근 중국 관영매체는 2025년부터 중국이 준궤도 우주여행을 시작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가격은 200만~300만 위안, 미국 달러로 하면 약 28만2000 달러에서 43만 달러 수준입니다. 버진 갤럭틱이 제시한 가격인 45만 달러에 비해서는 저렴한 수준인데요. 그래도 한화로 하면 4억원에서 6억원 가량 되니 적지 않은 비용입니다.

중국의 우주산업 상업화는 미국에 비해 상당히 늦었습니다. 스페이스X가 2002년 설립돼 발전을 거듭해오면서 실제 우주여행을 가능하게 했고, 이제 본격적인 성숙단계에 접어들었다면 중국은 이제 기초 제조와 연구개발의 1.0 단계에서 시장화로 접어드는 2.0 단계에 진입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국가간 치열한 경쟁 속에 우주산업의 시장 규모는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와 미국 위성산업협회(SIA)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따르면 우주산업의 시장 규모는 2040년 1조 달러를 넘을 전망입니다. 2016년 기준 우주 산업의 규모 3300억 달러인 것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성장하는 셈이죠.

모건스탠리는 우주 산업을 이끌 10가지 ‘우주 비즈니스’ 모델을 꼽기도 했는데요. ‘위성 발사’, ‘위성 인터넷’, ‘심우주 탐사’, ‘우주여행’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 중 우주여행은 10년 내 산업 규모가 8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만큼 우주산업에 대한 민간 투자도 늘어나고 있는데 2009년부터 2021년 2분기까지 전세계 1553개 우주기업에 투자된 금액이 총 1998억 달러에 달한다고 합니다. 작년 기준 미국의 투자가 절반 정도이고, 중국이 25%를 차지할 정도로 양국간 경쟁이 치열합니다.

中 발전 속도 가속화


중국의 우주 산업 연구는 미국을 위협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과거 냉전 시대에 소련과 미국이 경쟁했다면, 이제는 중국이 미국과 대등한 수준으로 기술력을 키웠죠. 이른바 우주굴기를 통해 미국과 맞서고 있습니다.

중국은 작년 5월 화성 표면에 착륙선 주롱을 단번에 착륙시켜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러시아도 번번이 실패하고, 미국도 절반 가량만 성공했던 것을 중국이 한번에 성공한 거죠.

2003년 유인 우주선 선저우를 발사하며 달 탐사 프로그램인 창어 프로젝트에 착수했습니다. 2013년 창어 3호가 달 앞면에, 2019년 창어 4호가 달 뒷면에 착륙했습니다. 창어 5호는 달의 토양 등을 분석하고 있는데, 최근 창어 5호가 채취한 암석에서 신종 광물이 발견됐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창어 5호가 달 표면에 오성홍기를 꼽은 모습은 중국인을 열광시켰죠.



중국은 올해 우주 정거장 톈궁 건설도 완성할 계획입니다. 미국 주도로 건설돼 운영중인 국제우주정거장(ISS)이 2024년 퇴역하려다 2030년으로 시기를 미룬 것도 중국의 우주정거장 독점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관련기사



중국은 국가 정책적으로 우주 산업을 육성해오고 있는데 2015년이 본격적인 상업화에 전환점이 됐습니다. 바로 그해부터 중국 정부는 민영기업과 사회 자원이 항공우주 분야로 진출할 수 있게 허락했는데요. 정부 주도에서 상업화로 전환하는 중요한 발걸음을 내디딘 것입니다.

당시 중국은 선저우 9호와 톈궁 1호가 도킹하는 장면을 담은 100위안 기념 지폐를 발행하기도 했습니다. 2015년에 발표된 중국 제조 2025에서도 중국은 항공우주 분야를 10대 하이테크 제조업 분야로 지목하고 육성하고 있습니다. 해당 분야의 첨단산업을 육성하는 것을 넘어 기술 자립도를 2020년까지 40%, 2025년까지 70% 달성하겠다는 목표죠. 민간의 발전을 유도하면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뒷받침되면서 중국의 우주산업 분야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거의 매년 우주산업 관련 정책을 쏟아내면서 산업 육성에 나섰습니다. 그에 따라 민간의 발전도 빠르게 진행됐죠.

민간 자본에 의해 설립되거나 국영기업 또는 대학의 자회사 형태로 설립된 기업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2018년 말 기준 등록된 중국 상업 우주 기업은 141개에 이르며, 위성제조업체 36곳, 발사체 제조업체 22곳, 위성운영업체 39곳, 위성응용업체 44곳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 숫자는 지난해 기준 370개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2015년부터 설립된 민영 우주기업이 현재 민영 항공우주 기업의 76%를 차지할 정도라고 합니다.

중국은 이들 기업을 중심으로 우주여행 상업화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입니다. 2019년에는 상업우주산업연맹이 출범해 본격적인 우주여행 시대 준비에 나섰습니다. 그해 12월 베이징에서 열린 상업우주산업연맹대회에서 중국항티엔기금회(中?航天基金?), 중국화텅공업유한공사(中???工?有限公司), 중국창청공업그룹(中??城工?集?有限公司), 중국과학원지주유한공사(中?科?院控股有限公司) 등 6개 단체가 연합해 상업우주산업연맹이 출범했습니다.

주목할만한 중국 우주산업 기업은?


현재 중국 남부 상하이, 선전, ??우한 등 전국 12개 도시가 지역 우주 경제 개발을 위해 경쟁하고 있습니다. 우한은 3월에 항공우주 산업의 주요 기업들이 국가 항공우주 산업 기반의 발전을 가속화하기 위해 R&D 센터, 제조 및 조립 시설을 설립하는 것을 지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우한시는 위성, 로켓 및 우주선 생산과 관련된 각 프로젝트에 대해 최대 5000만 위안의 인센티브를 기업에 제공하고 있다.

중국 투자분석 기관인 이퀀오션은 2020년 말 ‘2021년 주목해야 할 중국의 우주기업 5곳’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린 갤럭시 스페이스(GalaxySpace)는 2016년에 설립됐습니다. 저가 초소형 통신위성 생산을 통해 ‘우주 인터넷’ 구축을 하고 있는데, 2020년 1월 첫 번째 통신위성을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80억 위안(약 1조586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도 유치했습니다.

창광위성기술은 2014년 설립된 중국 민간 우주산업 1세대 기업입니다. 중국 최초의 상업화 원격 탐지 위성 업체로 상장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랜드스페이스(Landspace)은 2015년 설립된 저가 발사체 개발업체입니다. 고체 추진모터로 구동되는 발사체를 발사한 경험이 있고, 올해 말에는 액체 연료를 장착한 로켓 발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이스페이스(i-Space)는 2016년 설립된 발사체 개발업체로 ‘중국판 스페이스X’가 되겠다는 목표로 자체 개발 로켓의 발사를 성공한 경험을 갖췄습니다.

갤럭틱에너지(Galactic Energy)라는 기업은 소형 저가 발사체를 개발하고 있으며, 현재 재활용이 가능한 로켓 개발에 나서고 있습니다.

미지의 영역인 우주 개발은 선진국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경제적인 목적도 있지만 정치, 외교적인 목적도 많다는 것도 충분히 알려져 있습니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우리나라 입장에선 정부의 더 적극적인 지원과 민간 기업의 활발한 기술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