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이 올 3분기에 역대 최대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주 매입이 증시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4분기 자사주 매입 규모가 3분기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12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이 지난 3분기 동안 2,345억달러(약 276조3,350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매입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S&P 다우존스 인다이시스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였던 지난 2018년 4분기의 2,230억달러를 넘어선 수치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한때 급감했던 자사주 매입 규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1,987억 달러에서 2분기 887억달러로 절반 이상 줄었으나 3분기 1,018억 달러, 4분기 1,305억 달러 등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 들어서도 1분기 1,781억달러, 2분기 1,988억달러를 기록했다.
월가에서는 기업들이 대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힌 만큼 올 4분기 자사주 매입 규모가 3분기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마이크로소프트(MS)다. MS는 지난 9월 이사회가 600억 달러(약 71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계획을 승인했다고 발표한 상태다. 렌터카 회사인 허츠글로벌홀딩스도 최근 20억 달러 상당의 자사주를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델 테크놀로지도 50억 달러 상당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S&P 다우존스 인다이시스의 하워드 실버블랫 선임 지수 애널리스트는 "올 4분기 S&P 500 기업의 자사주 매입 규모는 2,36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사주 매입은 올해 지수 흐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WSJ은 "자사주 매입은 주식시장의 반등을 이끈 여러 요인 중 하나일 뿐"이라면서도 "경영진이 회사의 전망에 대해 낙관적이며 재무 상태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함으로써 투자 심리를 북돋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