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사용후 핵연료 재활용 기술' 韓美 보고서 나왔다

'파이로프로세싱' 확보 평가

미래 원전시장 주도 기대속

과기부, 연구 적정성 검토

한국원자력연구원의 한 연구원이 소듐냉각고속로(SFR)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한국원자력연구원의 한 연구원이 소듐냉각고속로(SFR)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발전소의 사용 후 핵연료를 4세대 원전인 소듐냉각고속로(SFR)에 재활용하기 위한 파이로프로세싱 연구에 관한 한미 원자력연료주기공동연구(JFCS) 보고서가 나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앞서 국회의 권유에 연내 파이로프로세싱 연구에 관한 적정성 검토를 마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조만간 한국연구재단을 통해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적정성 검토위원회를 구성해 JFCS 보고서에서 제안한 추가 연구 등 연구 방향을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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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과기정통부와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아이다호국립연구소로 통합)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지난 10여년간 파이로프로세싱에 관한 연구 과정과 결과를 기록한 이 보고서는 파이로프로세싱의 타당성 등에 대한 결론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상용화에 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한미 공동 연구진이 1회당 사용 후 핵연료 4~5㎏을 처리할 수 있는 파이로프로세싱 기술을 처음으로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역대 정부는 과거 20여년간 한국원자력연구원을 통해 7,000억여 원을 투입해 아르곤연구소와 함께 파이로프로세싱과 SFR을 연구개발(R&D)하도록 했었다. 장윤일 아르곤국립연구소 석학연구원은 지난해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인도가 파이로프로세싱을 개발하고 있으나 미국이 협조해주지 않는다”며 “일본이나 유럽은 자국 사정으로 하기 힘든 상황에서 미국과 같이 연구할 수 있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이런 좋은 여건인데도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결국 중국이나 인도가 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어 “앞으로 10년간 1,000억 원씩 1조 원만 투자하면 파이로프로세싱의 결실을 볼 수 있다. 앞으로 30~40년 뒤 원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면서 “현재의 원전보다 170배 많은 에너지를 창출할 수 있으며 방사능은 1,000분의 1로 줄이고 처리 기간도 30만 년에서 300년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1978년 첫 원전(고리 1호기) 가동 이후 40여년간 국내 원전에 쌓아둔 사용 후 핵연료는 1만 7,500여 톤에 달해 점차 포화상태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시민 단체와 학계, 정치권에서 “파이로프로세싱은 효용성을 장담할 수 없는 ‘돈 먹는 하마’가 될 수 있다. 제2의 4대 강 사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현 정부에서 관련 연구가 중단됐다. 반대 측에서는 파이로프로세싱 사업이 건설비만 3조 6,000억 원가량 소요되고 여의도 크기의 부지 매입비, 추가 연구비, 지자체 지원금 등 각종 사회적 비용과 건설 이후 운영비까지 포함하면 17조~27조 원이 들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김기석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협력과장은 “이 보고서가 나왔다고 해서 파이로프로세싱 상용화를 위한 실증 연구 단계로 접어들거나 상용화 계획을 마련하려고 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파이로프로세싱 후속 연구에 관한 적정성 검토위원회를 구성해 결과가 나오는 대로 국회에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노현섭 기자 [email protected]


고광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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