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김태현 "가족 살해는 우발적, 피해자가 반항해 범행"

"청테이프는 살해 아닌 제압을 위해 준비한 것"

김씨 심리분석 결과 '거절에 대한 취약성·편집증'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지난 4월 9일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오승현 기자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지난 4월 9일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오승현 기자




서울 노원구의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태현(24)이 재차 여동생과 어머니에 대한 범행은 우발적이었다는 취지로 법정에서 주장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오권철 부장판사)는 29일 오후 살인·절도·특수주거침입·정보통신망침해·경범죄처벌법위반죄 등 5개 혐의로 기소된 김태현의 두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김씨는 온라인 게임을 하며 알게 된 큰딸이 연락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스토킹하다가 지난 3월 23일 피해자의 집에 찾아가 여동생과 어머니, 큰딸을 차례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재판에서 김씨 측 변호인은 “심리분석 결과 피해자의 가족을 모두 살해하고자 사전에 계획한 사실은 없다는 김씨의 진술은 거짓이 아니라고 판단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족들에 대해서는 살해가 아닌 제압을 위해 청테이프를 준비한 것”이라며 “이웃주민 진술에 의하면 피해자 집에서 6시 30분 쯤 비명 소리가 들렸다고 했는데 김씨가 5시 35분께 범행 현장에 도착해 1시간 가까이 살해하지 않다가 피해자가 반항해 우발적으로 살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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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검찰이 제시한 김씨의 통합심리분석 결과에는 ‘가족이 범행을 방해할 경우 살해해야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의 내용이 기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심리분석 결과 김씨는 거절에 대한 취약성, 편집증 등으로 인해 불안정한 대인관계, 극단적인 성격, 반사회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조사 과정에서 “집에 남자가 있어도 제압했을 것”이라며 “그 정도로 배신감과 상처가 컸으며 시간이 갈수록 응어리가 지고 화가 커져 범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김씨는 범행 당일인 3월 23일 이후 큰딸이 이틀간 출근하지 않는 것을 미리 알고 범행을 계획했다.

김씨는 범행에 사용한 흉기와 청테이프 등을 마트에서 훔친 이유에 대해서는 “범행에 사용할 물건을 돈 주고 사는 게 꺼림칙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한 결과 휴대전화에서 피해자의 SNS 프로필 사진을 캡처한 파일도 다수 발견됐다.

이와 함께 김씨는 피해자 자택에서 자살을 시도했으나 숨질 만큼의 자해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이날 법정에서 재판관들에게 자신이 왼팔에 자해한 흔적을 담담하게 보여주기도 했다.

검찰은 피해자 유족을 양형증인으로 신청하고 김씨에 대한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청구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3차 공판은 다음 달 19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이다.


강동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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