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외인·기관 쌍끌이 '9만 전자' 기대…코스피 최고치 '바짝'

[코스피 5거래일째↑ 3,250 눈앞]

"반도체株 저점 통과" 인식 확산

삼성전자·SK하이닉스 2%대 상승

"삼성전자 주가 더 도약 위해선

비메모리 TSMC와 격차 좁혀야"





반도체 투톱이 오랜만에 2% 이상 반등하며 코스피지수가 기록 경신을 시도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횡보 전자’를 면치 못했던 삼성전자(005930)를 3일 4,000억 원 넘게 순매수했으며 기관도 3,700억 원 이상 사들이며 이에 동참했다. 인플레이션 악재에 투자자들이 다소 둔감해진 데다 글로벌 제조업 경기의 완연한 회복세가 이어지며 반도체주가 저점 구간을 지나고 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다만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의 성장 스토리 없이는 삼성전자가 대세 상승 기조로 들어서기 힘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3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3.20포인트(0.72%) 오른 종가 기준 3,247.43에 장을 마쳤다. 장중 코스피는 3,250선을 돌파하며 전고점 기록을 다시 쓰는 듯했으나 소폭 하락하며 3,240선에서 거래를 끝냈다. 코스피 종가 기준 전고점은 지난달 10일 3,249.30이었으며 장중 최고치는 지난 1월 11일 기록한 3,266.33이었다.



코스피는 5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376억 원, 4,492억 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이 6,848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는 등락을 거듭했다. 코스피지수가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불확실성 변수들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코스피는 인플레이션 부담, 조기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우려, 공매도 재개, 원화 약세 등에 따라 박스권 횡보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달 중순 이후부터 원화 강세에 이어 2분기 달러 약세 압력에 따라 당분간 원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측에 외국인 수급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이달 코스피는 신흥국 자산 재평가에 들어서며 상승 추세를 형성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대신증권은 이달 코스피지수 밴드를 3,170~3,420포인트로 제시했고, 부국증권은 3,000~3,400포인트로 예측했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미국 쌍둥이 적자와 달러 약세, 중국 당국의 원자재 가격 상승 억제 기조와 위안화 강세가 예상된다”며 “지난달 공매도의 부분 재개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리밸런싱 이벤트 등으로 외국인 수급 유입을 위한 환경을 갖춰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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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지수를 견인한 일등 공신은 국내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였다. 전일 노무라증권에서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 추정치를 상향 조정하는 이벤트가 있었지만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통과했다는 인식 확산이 결정적인 호재가 됐다는 평가다. 지난달 메모리 반도체의 주된 소비처인 PC·스마트폰의 수요 둔화를 보여주는 데이터가 속속 발표되면서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대한 회의론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외국인을 필두로 투자가들이 반도체 업종에서 이탈하면서 주요 증권사들이 적정 주가를 줄줄이 내렸고 삼성전자는 ‘10만 전자’는 고사하고 7만 원대까지 내려앉게 됐다. 우려가 한 달 넘게 지속되며 삼성전자의 주가가 고점 대비 20% 가까이 떨어졌고 이에 투자가들이 시장의 모든 걱정이 반영됐다고 판단을 마치고 다시 담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전일보다 2.48% 오른 8만 2,800원에 거래를 마쳤고 SK하이닉스는 2.38% 오른 12만 9,000원을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외국인과 기관이 4,340억 원, 3,776억 원어치를 순매수했고 SK하이닉스는 각각 815억 원, 563억 원을 사들였다.

다만 반도체 업종에 대한 선호가 급격히 올라간 것은 아니기에 연초처럼 삼성전자가 거침없이 진격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초와 비교해 반도체 업황에 대한 눈높이는 확연히 내려온 상태이며 주요 업체가 반도체 설비 투자를 늘리면서 내년 하반기부터 D램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투자가들은 국내 반도체 업종을 사서 내년까지 들고 갈지 아니면 하반기에 팔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올 하반기 불확실성 우려에 국내 반도체를 팔았던 이들이 내년 업황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고 보기 힘들다. 3분기 말이 되면 투자자들은 또 ‘이익 실현’과 ‘보유’ 사이에서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파운드리 부문을 따로 떼어내는 분사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쭉 잘하던 메모리 반도체의 선전만으로는 주가 상승의 한계가 있으며 경쟁력이 부족한 파운드리 쪽에서 보다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세계 반도체 산업의 트렌드가 주문형 반도체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TSMC와 격차를 좁힐 필요가 있는데 PC·모바일을 생산하며 고객과 경쟁하는 삼성전자의 현재 사업 모델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의미 있는 상승을 하려면 과거와 다른 ‘변화의 스토리’가 필요하다”며 “삼성전자가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해서는 파운드리 분사가 바람직해 보인다”고 밝혔다.

/박시진 기자 [email protected], 이승배 기자 [email protected]


박시진 기자·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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