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알뜰폰 고객도 '찐팬'으로 … 만년 3위 LG유플러스, 알뜰폰 생태계 힘 싣는다

알뜰폰 고객도 '찐팬'으로 만든다는 전략

알뜰폰 '선택과 집중'은 전사적 방침

정체된 이통시장에서 '돌파구' 마련 차원

알뜰폰 사업자 대상 도매대가 인하 등 파격 혜택

3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LG유플러스 기자간담회에서 박준동 LG유플러스 제휴사업그룹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LG유플러스3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LG유플러스 기자간담회에서 박준동 LG유플러스 제휴사업그룹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LG유플러스




LG유플러스(032640)가 정체된 이동통신시장(MNO)을 벗어나 알뜰폰시장(MVNO)에서도 ‘찐팬’을 확보하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LG유플러스 망을 이용하는 알뜰폰 가입자에게 월 150GB의 데이터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오프라인 소비자 접점도 190곳에서 500곳으로 3배 가까이 확 늘린다. 지난 4월 LG유플러스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가입자 수가 223만2,002명을 기록해 처음으로 SK텔레콤(219만4,395명)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선 기세를 몰아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3일 LG유플러스는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LG유플러스 망을 사용하는 중소 알뜰폰 업체를 대상으로 한 ‘알뜰폰 파트너스 프로그램 2.0’을 출범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9월 처음 알뜰폰 파트너스 프로그램을 출범한 지 1년 9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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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동 LG유플러스 제휴사업그룹장은 이날 “이동통신부문 3위 사업자의 사업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고민하던 중 알뜰폰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으면서 매출을 늘리고 네트워크 비용도 줄인다는 전략을 세웠다”며 “알뜰폰 가입자도 LG유플러스의 ‘찐팬’으로 만들도록 하는 데 MNO도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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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알뜰폰 강화 전략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중소 알뜰폰 사업자가 상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가입자 당 월 150G의 무상 데이터를 지급하기로 한 점이다. ‘가성비’를 중요하게 여기는 알뜰폰 고객에게 대용량 데이터를 무료로 제공해 다른 알뜰폰 사업자들에 비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결정은 최근 알뜰폰 시장을 휩쓸고 있는 KT앰모바일을 견제하기 위한 성격도 강하다. KT엠모바일은 지난해 말부터 가입자들에게 100GB 무료 데이터를 추가 제공하면서 가입자를 대폭 늘렸다. 최근에는 무료 데이터 제공량을150GB로 늘려 공세를 강화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KT엠모바일에 대응하기 위해 무료 제공 데이터를 150GB로 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동등한 혜택을 제공하기로 한 만큼 앞으로는 알뜰폰 사업자들의 참여와 소비자 편의성이 승부를 가르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이같은 점에 착안해 알뜰폰 제휴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망 도매대가’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인하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가 올해 초 도매대가 요율을 최대 8% 인하해 전체 사업자들이 150억 원 규모의 도매대가 인하 효과를 누린 상황에서 내년에 인하폭을 더 늘리기로 한 것이다. 아울러 사업자들을 위해 인터넷 결합 할인 상품을 다양화하고, 사업자를 대상으로 ‘찐팬 인증제’ 제도를 도입해 MNO와 동등한 수준의 고객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또 단말기 제조사와 협상력이 부족한 알뜰폰 사업자를 대신해 단말 지원도 확대한다. 기존 대비 3배 가량 늘어난 월 1,000대 수준의 단말기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LG유플러스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업체는 현재 26곳으로 올 하반기에 파트너스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계약한 4곳을 포함하면 총 30곳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전체 알뜰폰 사업자 수는 37곳이다. 박 그룹장은 “대기업 계열 자회사가 전체 알뜰폰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지만, LG유플러스는 중소 사업자와 고르게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탈통신’ 전략을 내세우는 경쟁사들과 달리 알뜰폰 시장 공략을 강화해 통신 부문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알뜰폰 생태계가 성장하면 중소 사업자들로부터 얻는 망 도매대가도 늘어 통신 부문 매출이 확대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강진욱 LG유플러스 MVNO사업 담당은 “지난해 LG유플러스 망 이용대가가 전년 대비 500억 원 정도 증가했다”며 “올해는 지난해 보다 700억 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혜진 기자 [email protected]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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