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금융가

순항하던 금융지주...올핸 가시밭길 예고

[금융지주 이번주 실적위크]

신한 작년 순익 3.4조...1위 유력

KB는 전년比 8% 늘어 3.3조

하나 2.4조·우리는 1.9조 예상

NIM 하락·부동산 규제 등 리스크에

비은행·글로벌 강화 최우선 과제로




이번 주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지난해에도 신한금융이 1위 자리를 수성했을지 관심을 끈다. 금융사들은 저금리 장기화,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 속에서도 지난해까지 역대 최고 실적 기록을 이어왔지만 올해는 가시밭길이 예고돼 있다. 비중이 가장 큰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것이 불가피한데다 부동산·금융투자상품 규제 강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에 따른 내수 위축 등 수익성을 위협하는 요인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비은행·글로벌 부문 사업 강화가 금융그룹의 최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4일 하나금융을 시작으로 5일 신한금융, 6일 KB금융, 7일 우리금융이 잇달아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다. 에프앤가이드의 추정치를 보면 신한금융이 지난해 연간 3조4,673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금융지주 가운데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이 7년 만에 3조클럽에 재진입했던 2018년(3조1,567억원)보다 9.8% 증가한 수치다.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전년(3조689억원)보다 8.3% 늘어난 3조3,249억원으로 추정됐다.

다만 지난해 4·4분기 각종 비용의 회계 처리가 맞물려 있어 마지막까지 리딩금융 경쟁의 결과를 단정 짓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신한금융의 경우 서울시·인천시 등 지자체 금고 출연금에 대한 자산 평가 방법을 두고 금융당국이 제동을 건 상태여서 1,000억원가량이 추가 비용으로 반영될 수 있다. 신한·KB금융 간 격차 추정치가 1,400억원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1위 타이틀이 바뀔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2조4,588억원의 당기순이익이 예상된다. 전년(10%)에 이어 10%가량 고성장세다. NIM 하락과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등의 악재 속에서도 비은행·해외 부문의 사업 다각화가 잘돼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우리금융은 지난해 1조9,659억원의 당기순이익이 예상돼 전년에 이어 2조클럽을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은행의 비중이 월등하게 높은 만큼 NIM 하락, 신탁 수익 감소 등이 더 큰 타격을 입힌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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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앞으로다.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NIM은 올해도 10bp(1bp=0.01%) 안팎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가 없다면 올 2·4분기부터 NIM이 반등할 것으로 보지만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전 세계 경제가 타격을 받으면서 시장 금리는 이미 하락세로 돌아선 상태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순이자마진이 10bp 하락하면 은행의 순이익은 평균 11%, 20bp 하락하면 26%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 규제 강화도 부정적 요인이다. 전세대출 규제까지 강화되면서 전월세대출 성장 둔화는 물론 내수 위축에 따른 은행 성장·건전성 악화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반전세·월세 등이 확대되면 세입자 거주비용이 상승해 내수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며 “이는 자영업자 소득 감소와 최근 연체율이 상승하기 시작한 자영업자대출 건전성 악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부에서 설비투자와 함께 기업 대출이 살아나고 있다는 기대도 나오지만 아직 가시적이지 않다”며 “비은행 부문과 글로벌 이익을 키우는 것이 앞으로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빈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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